내 마지막 소원은 ‘해피엔딩’







일러스트/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






언제 보다 ‘어떻게’ 죽느냐
‘웰다잉(Well Dying)’ 주목 받아
호스피스·완화의료란
의사·간호사·복지사 한 팀 되어
남은 삶의 바다이야기다운로드 질 향상에 집중하는 것





“죽기 전, 마지막 소원이 있어요.”


가천대 길병원 호스피스 병동에 머무르던 한 남성이 임종을 앞두고 조심스럽게 의료진들에게 생의 마지막 소원을 털어놓 골드몽릴게임 았다.

전처 사이에서 낳은 딸의 얼굴을 보고 싶다는 것이었다.
현재 자신을 돌보고 있는 가족에게는 미안한 마음에 미처 말하지 못한 소망이었다.
호스피스팀 의료진은 머리를 맞댄 끝에 의료진과 가장 친밀하게 지내던 가족 구성원에게 조심스럽게 환자의 소원을 알렸다.
정해진 바다이야기5만 ‘매뉴얼’이 아닌 환자와 가족에 대한 깊은 이해와 존중으로 환자가 마지막 소원을 이룰 수 있도록 도운 것이다.
■ 존엄한 죽음을 위해… 평온한 여생에 초점



가천대 길병원이 도서지역을 방문해 주민들에게 호스피스·완화의료에 대해 알리고 있다. /길병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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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스피스·완화의료는 단지 연명치료를 포기한 이들에게 제공하는 의료 서비스가 아닌, 한 사람의 존엄을 지키기 위해 남은 여생의 질을 높이는 데 집중한다.
‘언제 죽느냐’ 보다 ‘어떻게 존엄하게 생을 마무리할 수 있는가’에 집중하는 ‘웰다잉’(Well Dying)이 주목받고 있다.
바다이야기오리지널 이러한 흐름에 따라 국내 말기 암 환자의 호스피스·완화의료기관 이용률은 2010년 10.6%에서 2023년 26.2%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전국 호스피스 병동 수도 지난해 말 기준, 입원형 101개, 자문형 42개, 가정형 39개, 소아청소년 12개로 크게 늘었다.
호스피스·완화의료는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을 가진 환자의 증상을 적극적으로 조절하는 의료 서비스다. 통상 환자가 신체에 통증이나 구토, 호흡곤란 등 증상이 생겨 병원을 찾는 경우 의료진은 검사를 하며 증상의 원인을 파악해 치료한다. 반면 호스피스·완화의료는 빠르게 진통제를 투여하는 등 환자가 겪는 고통을 줄이는 데 집중한다.
황인철 길병원 호스피스센터장은 “호스피스·완화의료에서는 청진기와 간단한 검사만으로 대부분의 환자를 진료할 수 있다. 환자의 증상을 빠르게 완화시키는 것이 목표”라며 “호스피스 병동은 마약성 진통제를 가장 빠르게 처방해 환자들이 여생을 편안하고 고통 없이 지내도록 돕는데 초점을 맞춘다”고 말했다.
■ 호스피스, “환자만 보지 않고, 임종 후까지 책임진다”
호스피스·완화의료는 의사, 간호사, 사회복지사가 한 팀이 돼 환자의 신체적 고통을 줄이는 것을 넘어 환자 가족들의 심리적·정서적·사회적 어려움까지 돌본다. 의료진은 환자의 증상을 관찰해 처방하고, 사회복지사는 환자의 경제적 상황 등을 살펴 필요한 사회복지제도를 안내한다.
길병원 호스피스센터는 ‘소원성취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생일 파티를 열어주거나 단정한 옷을 입혀 영정 사진을 찍기도 하며 입원한 환자의 생의 마지막 소원을 이뤄주는 프로그램이다. 환자들이 가장 원하는 소원은 식사 등 가족과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일이라고 한다.
돌봄의 범위는 환자 개인을 넘어 그의 곁을 지키는 가족들까지 확장된다. 길병원 호스피스센터는 3개월에 한 번 가족을 떠나보낸 사별 가족들의 모임을 연다. 가족을 떠나보낸 슬픔을 나누며 서로에게 위안을 받는다. 1년에 한 번 사별 가족들을 위한 음악회를 열기도 한다.

소원성취·생일파티·영정사진 등
프로그램 다양… 행복한 시간 마련

올해 인천·경기 권역 센터로 지정
“자연스러운 삶의 과정, 고려해보길”


■ 길병원, 인천·경기지역 11권역 호스피스센터 개소




지난 5월 가천대 길병원 권역별 호스피스센터가 문을 열었다. /길병원 제공


길병원은 올해 5월 ‘11권역 호스피스센터’로 지정됐다. 권역별 호스피스센터는 지역의 호스피스·완화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들을 관리하며 서비스의 질을 높인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017년 12월부터 권역별 호스피스센터를 지정하고 있다.
길병원 호스피스센터는 인천·경기 지역 호스피스 기관들의 실질적인 운영을 돕는 컨설팅을 제공하고, 호스피스 전문인력을 위한 법정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의료인 및 일반인 대상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 운영하기도 한다. 국가 호스피스·완화의료 사업을 구상하는 데에 자문을 제공하기도 한다. 인천·경기 지역의 호스피스·완화의료 서비스 품질을 높이고, 중앙과 현장을 잇는 튼튼한 가교를 놓는 것이다.
길병원이 권역별 호스피스센터로 지정된 배경에는 오랜 경험과 차별화된 역량이 있다. 길병원은 2009년 완화의료병동을 개설한 이래 2017년에는 보건복지부가 추진하는 ‘자문형 완화의료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등 10년 이상 꾸준히 호스피스 분야의 실적을 쌓아왔다.
■ 호스피스에 대한 편견·오해 해소에 앞장선다



가천대 길병원 호스피스센터가 호스피스·완화의료에 대한 편견과 오해를 해소하기 위한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길병원 제공


호스피스·완화의료 이용률은 증가하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환자와 가족들은 삶의 마지막 단계에서 호스피스를 선택하는 것을 주저한다고 한다. 길병원 호스피스센터는 매년 10월 둘째 주 토요일인 ‘호스피스의 날’을 맞아 인식 개선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황 센터장은 “환자들이 완치 목적의 치료가 어려울 때 호스피스·완화의료도 함께 고민해보길 바란다”며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피하고 감추기보다 삶의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받아들이고 마지막을 어떻게 보낼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호스피스·완화의료’ 바로알기





입원 안해도 ‘가정형’ 가능해
건보 적용… 환자 가족 지원







황인철 길병원 호스피스센터장.



Q. 호스피스 서비스는 병동에 반드시 입원하지 않아도 받을 수 있다?

- 맞다. 보건복지부가 지정한 호스피스 전문기관 병동에 입원한 환자와 가족들에게 제공되는 ‘입원형 호스피스’, 전문기관의 호스피스팀이 가정으로 방문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가정형 호스피스’를 운영하고 있다.
Q. 호스피스·완화의료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비용이 많이 든다?
- 아니다. 호스피스도 일반 병원과 동일하게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입원형, 가정형, 자문형 호스피스 등 서비스 이용 방식과 관계없이 암 환자는 본인부담금 5%만 적용된다.
Q. 호스피스 전문기관도 아무런 의료적 처치를 하지 않는다?
- 아니다. 환자를 힘들게 하는 통증, 구토, 호흡곤란, 복수 등의 증상을 적극적으로 치료한다. 심리·사회적 지지와 음악·미술·원예 교육, 아로마 치료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제공한다.
Q. 호스피스 전문기관에서도 가족과 함께 지낼 수 있다?
- 맞다. 자원봉사자는 간병 외 분야에서 환자를 지원하며 기관에 따라 보조 활동 인력의 간병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가족도 환자와 함께 지낼 수 있으며, 이들의 심리·사회적 어려움에 대해서도 함께 지원한다.
Q. 호스피스 병동에 입원하면 퇴원이 어렵다?
- 아니다. 환자의 증상이 조절되고 컨디션이 잘 유지되면 언제든 퇴원할 수 있다. 또 필요한 경우 재입원도 가능하다.
/정선아 기자 sun@kyeongin.com 기자 admin@slotmega.inf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