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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10년 차 편집자인 정기현 작가는 민음사TV의 원년 멤버다. [사진 민음사TV 캡처]


지금 출판계에서 가장 주목하는 유튜브 채널이 있다면 ‘민음사TV’일 것이다. 2019년 첫 영상을 올린 이 채널은, 2025년 10월 현재 약 34만 4000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조아란 마케터와 한국·세계문학 편집자를 필두로 책을 소개하는 다양한 영상이 올라온다. 지난 9일 노벨문학상 발표 실시간 스트리밍엔 약 5000명이 동시 접속했다.
이 채널이 시작할 때부터 출판사 직원으로 출연한 정기현(33) 편집자는 민음사 편집자 출신인 김화진 작가와 함께 ‘말줄임표’라는 한국문학 코너를 진행해 온 ‘만담(漫談) 듀오’이자 채널 성장의바이오테마주
주역 중 하나로 꼽히는 원년 멤버다. 점잖은 표정의 정기현 편집자는 던지는 말마다 기묘한 웃음을 자아낸다. 그런 ‘정기현 감성’을 찾아 민음사TV를 챙겨보는 팬도 생겼다.



정기현 작가의 첫 책 『슬픈 마음 있는 사람』 표지. [사진 스위밍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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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에 그는 2023년 출판사 열림원의 웹진 ‘림’(LIM)에 단편 ‘농부의 피’를 발표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한 소설가이기도 하다. 지난 6월엔 첫 소설집 『슬픈 마음 있는 사람』(스위밍꿀)을 출간했다. 표제작은 동네에 적힌 출처불문의 낙서를 발견한 주인공 기은이, 준영에게 낙서의 실체를 밝히며 어쩐지 슬픈 마음을 느끼는 이릴게임 사이트 도메인
야기다. 올해 이상문학상 우수상을 받았다. 소설집은 출간 후 한 달이 되지 않아 2쇄를 기록, 올해 안으로 3쇄에 들어갈 예정이다. 스타 편집자에서 ‘주목받는 신인 소설가’가 된 정기현 작가를 지난달 30일 만났다.
대학에서 국어국문학을 전공하고 10년 차 편집자로 일하고 있는 정기현 작가는 퇴근 후 빠르면 7시, 저녁 행사가 있는 날엔에프알텍 주식
11시에 귀가한다. 귀가 후 1시간 동안 책을 읽고, 1시간 동안 쓰는 루틴을 확보했다. 그렇게 꾸준히 쓰다 웹진에 투고한 소설이 ‘농부의 피’다. 그의 글엔 ‘정기현 감성’이 있다. 딸의 실종 소식을 들었지만 돌아오리라 믿으며 태연히 살아보는 엄마가 등장하고(‘빅풋’), 여름방학을 맞아 할머니 집에 간 주인공은 곱게 꾸민 할머니와 키스하는 외국인 뱃사공릴게임총판
을 보지만 크게 놀라지 않는다.(‘검은 강에 둥실’) 뭔가 이상한데 왠지 웃기고, 슬프다.



정기현 작가의 소설은 추천의 글을 쓴 임선우 작가 덕에 ‘산책자의 소설’이라고 불린다. [사진 정기현 작가]


책의 추천사를 쓴 임선우 작가는 그의 소설을 이렇게 표현했다. “정기현 소설은 걷는 소설이구나. 그저 생각만 하는 멈블러(mumbler·중얼거리는 사람)들이나 최단 경로를 찾는 효율주의자들과는 달리, 의도적으로 배회하는 산책자의 소설!” 소설집에 실린 8편의 소설 속 주인공 역시 특정 공간을 배회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평소 걱정과 고민이 많은 성격”이라는 정기현 작가는 “어떤 상황이 와도 산책자 같은 상태로 모든 걸 맞이하고 싶다고 생각한다. 소설에선 할 수 있었다”고 했다. 이렇게 “무언가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어내는 감각”은 작가가 “퇴근 후 도착한 소설 속 세계에서 아늑히 쉴 수 있도록” 만들어주었다.
편안함을 즐겼던 작가는 이제 모험을 감행하려 한다. “첫 소설집의 소설들은 돌아보면 안정감이 느껴지기도 하는데, 지금 쓰고 있는 소설은 감정 기복이 크고, 사건도 있는 이야기다. 지금까지 소설이란 형식을 먼저 생각하고, 그 안에 채울 것들을 상상하며 써왔다면 언젠가는 쓰고 싶은 대상이 앞선 글을 써보려 한다.”
최혜리 기자 choi.hyeri@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