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 미 워싱턴 백악관 루스벨트룸에 첨단 기술 기업 경영자들을 불러 라운드테이블 행사를 주최하며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UPI 연합뉴스


미국이 베네수엘라산(産) 원유가 실린 대형 유조선을 나포했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마약 밀매 조직 수장으로 찍어 축출을 시도 중인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무력 위협에 이어 정권 자금줄 차단에도 본격적으로 나서는 모습이다.

석유 의존 경제
트럼프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백악관 행사에서 “우리가 방금 베네수엘라 릴게임온라인 연안에서 유조선 한 척을 붙잡았다”며 “대형 유조선이다. 아주 크다. 사실상 지금껏 억류한 것들 중 최대 규모”라고 밝혔다. ‘선박의 기름이 어떻게 되느냐’는 질문에는 “우리가 갖게 될 것 같다”고 대답했다. 미국이 해당 원유를 보유할 법적 권한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답하지 않았다. 나포 배경은 “매우 타당한 이유”라고만 설명했다. 복수의 국방부 관계자는 미 바다이야기부활 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미 해안경비대가 나포 작전을 주도하고 카리브해에 배치된 미 해군 병력이 지원했다고 말했다.
법 집행 당국이 소개한 나포 명목은 테러 연루다. 팸 본디 미국 법무부 장관은 엑스(X)에 “해당 유조선은 외국 테러 단체를 지원하는 불법 석유 운송 네트워크에 얽혀 수년간 미국으로부터 제재를 받아 왔다”고 적었다. 본디 손오공릴게임 장관이 언급한 외국은 이란이며 테러 단체는 이란 정규군과 정예군인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라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정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하지만 실제 타깃은 베네수엘라 정권이라는 게 중론이다. 선박에 적재된 원유가 베네수엘라산이기 때문이다. NYT는 나포된 유조선의 이름이 ‘스키퍼’이며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회사의 백경게임랜드 원유를 운반 중이었다는 미국 정부 관계자의 말을 옮겼다.
베네수엘라 경제의 원유 의존도는 절대적이다. 원유를 팔아 벌어들인 돈으로 식량과 의약품 같은 필수품을 사들이는 구조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창립 회원국인 베네수엘라의 원유 매장량은 세계 최대 규모다. 1990년대 초까지 일일 300만 배럴을 생산했다. 그러나 관리 부실, 미국의 릴게임꽁머니 제재, 국영 석유회사의 부패 등 탓에 현재 하루 생산량이 약 100만 배럴 밑으로 줄어든 상태다. 그마저도 제재 때문에 국영 석유회사의 글로벌 석유 시장 판매가 막혀 생산량 대부분을 대폭 할인된 가격에 중국으로 넘겨야 하는 형편이다.

쿠바까지 견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10일 자국 수도 카라카스에서 열린 산타 이네스 전투 기념 집회에 참가해 연설하던 도중 거수경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카라카스=AFP 연합뉴스


유조선 나포는 마두로 정권을 상대로 트럼프 행정부가 가하고 있는 압박 공세의 연장선상으로 볼 수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 인근 카리브해의 미군 전력을 대폭 증강했다. 현재 1만5,000명이 넘는 병력과 최신예 항공모함 제럴드 포드호(號) 등 12척의 함정이 배치돼 있다. 9월 초부터 미군이 카리브해와 동태평양에서 마약 운반 의심 선박을 대상으로 22차례 미사일 공격을 가해 최소 87명을 죽이기도 했다. 전날 공개된 미국 폴리티코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그(마두로)의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번 나포는 베네수엘라산 원유를 실으려 접안을 기다리고 있는 다른 유조선들에 보내는 미국의 경고라고 WSJ는 전했다. 에너지 업계 분석 업체인 리스태드에너지의 슈라이너 파커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에 “석유 수출은 마두로에게 외화를 벌어 주는 몇 안 되는 사업 중 하나인 만큼, 석유 수출이 막힐 경우 그의 상황이 훨씬 더 나빠질 게 분명하다”고 말했다.
유조선 억류는 쿠바 견제 효과도 있다. 나포된 유조선은 쿠바로 향하고 있었으며 쿠바 국영기업을 통해 아시아 에너지 중개업체들에 판매될 예정이었다고 폴리티코가 전했다. 베네수엘라와 원유 판매 수익을 나누는 쿠바는 마두로를 보호하는 정보기관 서비스와 요원을 제공해 왔다고 한다. 소식통은 미국 온라인 매체 액시오스에 “마두로 은행 계좌를 노리는 동시에 그의 권력을 지켜 주는 쿠바도 겨냥한다는 점에서 일석이조”라고 말했다.
워싱턴= 권경성 특파원 ficciones@hankookilbo.com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기자 admin@gamemong.inf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