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정치개입 질타…'내란 척결' 연결선상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 여권 확산에 수사 지시
전재수 면직…지선 6개월 앞두고 부담 가중






이재명 대통령.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옛 통일교)발 금품 수수 의혹을 계기로 '정교유착' 문제를 비판하며 종교단체 해산 가능성까지 공개 거론했다. 종교·극우 바다이야기비밀코드 결합을 끊어내겠다는 강경 기조이지만,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이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 등 여권 인사들로 번지면서 지방선거 앞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다.

11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이 대통령이 2주 연속 '정교분리'를 강조한 배경에는 '내란 청산' 기조가 놓여 있다. 
그는 12·3 불법 비상 사아다쿨 계엄 사태 1주년 메시지에서 "내란은 여전히 진행 중"이라며 봉합이 아닌 '정의로운 통합'을 내세웠고, '아픈 곳을 도려내는' 개혁 의지를 거듭 드러냈다. 통일교뿐 아니라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를 포함해 정치적 극우 세력과 결합한 일부 종교단체를 내란 사태의 연장선으로 보는 인식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2일 국무 오션릴게임 회의에서 "정교분리 원칙을 어기고 종교재단이 조직적·체계적으로 정치에 개입한 사례가 있다. 이는 헌법 위반 행위"라고 지적하며 종교재단 해산 가능성 검토를 법제처에 지시했다. 
9일 국무회의에서도 조원철 법제처장을 향해 "정치에 개입하고 불법 자금으로 이상한 짓을 하는 종교단체 해산 방안을 검토했느냐"고 재차 묻고, "헌법과 법률에 위반되 바다이야기룰 는 지탄받을 행위를 하면 해산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 처장은 이 자리에서 "민법 38조에 따라 조직적으로 심한 위법 행위를 지속했을 때 해산이 가능하다"고 답했다. 다만 구체적인 위법 실태와 해산 여부에 대한 결론은 아직 보고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야마토게임장



대통령실 관계자는 "실제로 개입한 내용이 종교 법인의 해산을 명령할 수준인 것이냐에 대해 법률적으로 검토해야 할 내용이 많다"고 전했다.
대통령실은 이러한 발언이 통일교만을 겨냥한 게 아니라, 일부 극우 개신교 집단이나 신천지 등 과도한 정치개입을 해온 종교 세력을 포괄하는 문제 제기라고 설명했다.
한 관계자는 "사회 질서를 저해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성역이 없어야 한다는 국가 운영 원칙에 관한 것"이라고 했고, 또 다른 핵심 관계자는 "우리나라 정치에서 일부 종교 집단이 과도하게 정교분리 원칙을 어긴 점에 대한 지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후 여권 인사들의 통일교 연루 의혹이 드러나며 상황이 복잡해졌다. 김건희 특별검사팀(특별검사 민중기)이 통일교와 국민의힘의 '정교유착' 의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통일교 측이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여권 인사들에게도 전방위적으로 접근한 정황이 포착된 것이다. 
특히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지난 8월 특검 수사 과정에서 "민주당 정치인들에게 금품 지원을 했다"는 취지로 진술했음에도, 특검팀이 별도 수사에 나서지 않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선택적 수사' 비판이 제기됐다.
대통령실은 처음 정교분리 발언을 꺼냈을 당시에는 이 같은 진술 내용을 알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때문에 야권에서 "여당 불법 유착 논란을 덮기 위한 통일교 해산 엄포"라는 비난이 나오자, 이 대통령은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는 전언이다.
특검이 통일교의 정치인 접촉·금품제공 사건을 특검법 대상이 아니라며 9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로 이첩하자, 이 대통령은 이튿날 "특정 종교단체와 정치인의 불법적 연루 의혹에 대해 여야, 지위 고하와 관계없이 엄정하게 수사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이 국회가 법률로 설치한 특검 수사를 직접 지휘하면 위법이지만 대통령 지휘 체계에 있는 국수본에 대한 지시는 원칙적으로 가능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이다.
대통령의 정면돌파에도 후폭풍은 이어지고 있다. 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정무조정실장과 임종성 전 의원, 정동영 통일부 장관, 이종석 국가정보원장 등 여권 인사들도 통일교 연루 의혹을 일제히 부인했다.
전재수 장관은 이날 "의혹에 당당히 응하겠다"며 장관직 사의를 표했고, 이 대통령은 곧바로 면직안을 재가했다. 전 장관은 "단호하고 명백하게 사실무근"이라며 의혹을 거듭 부인하고 있지만, 부산시장 유력 후보군으로 꼽혔던 만큼 수사 과정에서 금품 수수 정황이 구체화될 경우 여권 전략에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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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허지원 기자 won@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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