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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가 등산밖에 없던 아버지가 무릎이 아프네 무릎이 아파, 하며 읽기 어려운 이름의 연고를 무릎에 문지르고 있었다 나는 그런 연고 같은 게 무슨 소용이냐고 용인에 사는 선생에게 침 맞으러 가시는 게 어떠냐고 했고 아버지는 그런 침 같은 게 무슨 소용이냐고 연고만 발랐다
대화한다는 것은 점점 더 공감에서 멀어진다는 뜻이었고 공감하기 위해선 말을 끝내야 할 때가 있었고 그런 끝은 점점 늘어만 갔다 아버지보다 먼저 반월상연골을 해먹었던 아들의 말이 미덥지 않겠지만 평생 남의 말 들은 적 없이 모든 걸 지키려다 눈도 귀도 어두워진 어른의 말 또한 미덥지 않으니 우 바다이야기릴게임연타 리의 말과 발의 등판력은 모두 못 미더운 쪽으로만 걸음을 옮길 것이다
왔던 길을 돌아갈 힘이 없어 택시를 탄 적 있다 돌아가기 위해서 걸음을 멈춰야 할 때가 있고 그런 시간이 늘어날수록 허벅지도 마음도 가늘어져만 간다 글루코사민이 필요해, 저렴하고 양 많은 제품을 알아보는 밤이 이미 알약을 두 주먹씩 쥔 채 헛배 부른 능선을 끙끙 넘어가 황금성게임랜드 고 있었다
「라디오미르」, 파란, 2023년
시를 읽으면서 내가 일기를 읽고 있나 수필을 읽고 있나 헷갈렸다. 이 시를 폄훼하려는 것이 아니다. 오늘날에는 김춘수의 '꽃'처럼, 사물을 섬세히 묘사하는 시는 잘 보이지 않는다. 류성훈의 이런 시와 같이 요즈음 이야기가 있는 시를 쓰는 것이 대세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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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은 결국 아버지의 모습을 닮아간다.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