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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이 닿지 않아 학원비 한 번을 쉽게 내주지 못하는 상황에서 원망할 곳이라곤 무심한 하늘이나 자신 뿐이다. 매일 아픈 어깨를 붙잡고 일터로 나가는 은정 씨는, 자신은 불우한 삶을 살았으나 소중한 딸만은 그러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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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붙일 곳 하나 없던 떠돌이 같은 삶
은정 씨는 어디에도 정착하지 못한 채 방황하며 어린 시절을 보냈다. 기억도 잘 나지 않는 어린 시절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어머니도 재가하며 은정 씨 곁을 떠났다. 할머니 손에서 얼마간 자라던 은정 씨는 친척 집으로 옮겨졌다가, 모르는 사람들의 수양딸이 돼 고향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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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은정 씨는 발을 붙일 수 없었다. 은정 씨를 예뻐해 주던 아주머니가 남편의 외도로 극심한 우울감에 시달리다 세상을 떠난 것이다. 새로운 보금자리가 돼줄 거라 믿었던 집안이 풍비박산 난 후, 은정 씨는 서울에 짐짝처럼 버려졌다. 그 집 아저씨는 자신의 누나가 하는 식당에서 일을 해보라는 명목을 가져다 댔으나, 은정 씨에게 다른 선택지는 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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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정 씨는 중학교를 그만두고 식당과 온갖 공장을 전전하며 지냈다. 인형공장, 가죽공장 등 재봉 일을 할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가서 일했다. 잠을 청하는 공장 기숙사도 마음 편한 안식처는 되지 못했다. 친고모가 월급날마다 찾아와 돈을 뺏어 갔기 때문이다.
성인이 되고 나서, 일하던 공장에서 만난 한 할머니가 은정 씨에게 자와스톡
기 아들을 소개해 주겠다며 나섰다. 정이 고팠던 은정 씨는 자신에게 호의적인 할머니를 따르며 그 아들과 가정을 꾸렸다. 하지만 결혼생활은 행복하지 않았다. 남편은 그저 어머니 뜻을 거스르지 못해 억지로 결혼을 한 마마보이였을 뿐이고, 시어머니는 은정 씨의 월급을 가로채면서도 말대꾸조차 하지 못하게 윽박지르는 사람이었다.
결국 일을 핑계로 체리마스터 공략
별거하던 남편이 외도와 도박까지 일삼게 되며, 은정 씨는 이혼을 결심했다. 이혼하며 세 아이와 생이별하게 된 은정 씨는 아픈 마음을 움켜쥐고 이곳저곳을 떠돌았다. 생계 유지를 위해 궂은 일도 마다 않던 은정 씨는 음식 배달을 간 공사 현장에서 조경 일을 하던 남자와 마주쳤다. 그는 은정 씨에게 첫눈에 반했다고 했다. 은정 씨는 그의 구애를 받아줬고, 그와 만난 지 세 달 만에 부부의 연을 맺게 됐다.
◆부채로 생활고 겪어…남편 떠나보내고 홀로 딸 키워
남편은 가정적이고 성실한 사람이었다. 은정 씨는 그가 일과 집밖에 모르는 사람이었다고 했다. 유일한 문제는 남편이 시아버지 사업 영향으로 신용불량자였다는 점이었다. 은정 씨가 딸을 낳아 기르며 일을 할 수 없게 되자, 가족들은 생활고에 시달리게 됐다. 은정 씨는 그즈음 자신의 명의로 남편이 대부업체 여러 곳에서 돈을 빌렸다고 했다. 또 다른 불행의 시작이었다.
가족들이 임대 주택으로 이사하기 위해서도 은정 씨 명의로 대출이 필요했다. 매달 내야 하는 대출 이자는 큰 부담이 됐다. 결국 그 돈을 충당할 수 없게 되자 집에 압류 딱지가 붙었다. 다행히 남편 직장에서 길거리에 나앉게 된 가족들이 딱하다며 사택을 얻어 줬다. 개인 회생 신청을 한 은정 씨는 한 차례 풍랑이 거쳐 간 만큼 가족들과 잘살아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바라는 대로 모든 일이 이뤄지면 얼마나 좋았을까. 은정 씨는 공장 일과 각종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계를 꾸려가려 노력했지만, 생활고는 지속됐고 부부는 자주 싸웠다. 남편은 어느 순간부터 임금이 밀렸다며 월급을 가져다주지 않았으나, 이는 거짓말이었다.
은정 씨 남편은 일수 업자들에게 협박을 당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 이자를 갚느라 월급을 다 써버린 듯했다. 결국 회생비조차 낼 수 없는 형편이 되며 다시 빚은 억대로 늘어났고, 모든 상황에 충격을 받은 은정 씨는 한동안 몸져 눕게 됐다. 조용한 성격 탓에 속 이야기를 하지 않고 혼자 끙끙 앓던 남편은 지난해 여름, 사고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한순간에 가족을 잃은 은정 씨는 극심한 우울증과 공황장애를 앓게 됐다.
은정 씨 세상의 전부는 딸 민서 양이 됐다. 수년간 이어졌던 부부싸움 때문인지 아빠의 죽음 때문인지, 외향적이던 딸이 내향적으로 변해가는 모습을 보며 은정 씨는 가슴이 아팠다. 딸이 교우 관계에서 알게 모르게 상처를 받진 않을지, 마음 털어놓을 이가 없어 혼자 속을 썩이고 있지는 않은지 마음을 졸였다.
현재 은정 씨는 아이를 부양하기 위해 척추증으로 잘 올라가지 않는 어깨를 붙잡고 빨대공장에서 일하고 있다. 무너질 듯 말 듯한 정신은 약을 먹으며 겨우 버티고 있다. 수술이 필요하다던 자신의 어깨쯤은 우선순위가 되지 못했다. 그럼에도 각종 빚을 돌려 막아야 하는 어려운 형편 탓에 공부를 잘하는 딸에게 학원비를 마음 편히 지원해 줄 수 없다는 사실이 사무쳤다.
지금껏 삶이 평탄하다고 느낀 적이 단 한 순간도 없었다는 은정 씨. 은정 씨는 사춘기를 맞아 부쩍 감정의 폭이 커진 자신의 딸만은 모쪼록 큰 걱정 없이 자랐으면 하는 마음뿐이다.
*매일신문 이웃사랑은 매주 여러분들이 보내주신 소중한 성금을 소개된 사연의 주인공에게 전액 그대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개별적으로 성금을 전달하고 싶은 분은 하단 기자의 이메일로 문의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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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웃사랑 성금 보내실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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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주 : ㈜매일신문사(이웃사랑)
[지난주 성금내역]
◆잡동사니 속 두 아이와 암 투병 허영미 씨에 3,227만원 전달
고등학생, 중학생인 두 아이와 함께 잡동사니가 가득 쌓여 발 디딜 틈 없는 집에서 살며 말기 암 투병 중인 허영미 씨(매일신문 10월 21일 12면 보도)에게 3천227만6천937원을 전달했습니다.
이 성금엔 ▷㈜삼이시스템 20만원 ▷하혜련 5만원 ▷이병규 2만5천원 ▷배정준 2만원 ▷신종욱 2만원 ▷조혜란 2만원 ▷최은서 1만5천원 ▷최정원 1만5천원 ▷김종식 1만원 ▷김태상 1만원 ▷배상영 1만원 ▷변희광 1만원 ▷이서영 1만원 ▷이현민 1만원 ▷정혜원 1만원 ▷류시배 5천원 ▷이순덕 5천원 ▷조철제 5천원 ▷이장윤 2천원 ▷심금자 1천원이 더해졌습니다. 성금을 보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다가올 겨울이 두려운 문현경 씨에 2,254만원 성금
겨울이 오면 웃풍이 그대로 들이닥치는 낡은 집에서 남편과 함께 지내는 문현경 씨(매일신문 10월 28일 12면 보도)에게 41개 단체, 113명의 독자가 2천259만3천952원을 보내주셨습니다. 성금을 보내주신 분은 다음과 같습니다.
▷에스엘㈜ 200만원 ▷피에이치씨큰나무복지재단 200만원 ▷건화문화장학재단 150만원 ▷㈜태원전기 100만원 ▷㈜일지테크 100만원 ▷한성철강㈜ 100만원 ▷세무법인송정김천2 50만원 ▷신라공업 50만원 ▷한라하우젠트 50만원 ▷㈜태린(김규남) 45만원 ▷최상규이비인후과 40만원 ▷㈜신행건설(정영화) 30만원 ▷㈜동아티오엘 25만원 ▷㈜백년가게국제의료기 25만원 ▷금강엘이디제작소(신철범) 20만원 ▷대창공업사 20만원 ▷대흥분쇄기(한미숙) 20만원 ▷㈜구마이엔씨(임창길) 10만원 ▷㈜우주배관종합상사(김태룡) 10만원 ▷경주천마운전전문학원 10만원 ▷김영준치과의원 10만원 ▷동양자동차운전전문학원 10만원 ▷두드림정신건강의학과(정진영) 10만원 ▷세움종합건설(조득환) 10만원 ▷신성산업㈜ 10만원 ▷창성정공(허만우) 10만원 ▷칠곡3지구FM치과 10만원 ▷건천제일약국 5만원 ▷국제정밀(김용근) 5만원 ▷느티나무한약국 5만원 ▷베드로안경원 5만원 ▷선진건설㈜(류시장) 5만원 ▷세무사박장덕사무소 5만원 ▷우리들한의원(박원경) 5만원 ▷전피부과의원(전의식) 5만원 ▷칠곡한빛치과의원(김형섭) 5만원 ▷㈜동위(이석우) 3만원 ▷매일신문구미형곡지국(방일철) 3만원 ▷정수엔텍(정용석) 2만원 ▷통영굴국밥국수(허정) 2만원 ▷하나회(김미라) 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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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예수' 100만원 ▷'왕이신나의하나님' 30만원 ▷'무주상보시' 10만원 ▷'주님사랑' 10만원 ▷'권은정힘내세요' 5만원 ▷'현경씨께' 5만원 ▷'허영미씨아들들힘내길' 3만원 ▷'우리무진.청안입니' 1만5천원 ▷'석희석주' '시냇가의심기운나무' 1만원 ▷'이현박경아' '조희수힘내세요' '하나님사랑이웃사랑' '현경씨기부' 각 1만원 ▷'어르신.힘내십시요.' 7천777원 ▷'기도할게요' '당진영구예당빌딩대박' 각 5천원 ▷'예당임대대박평화' 4천500원 ▷'예당임대대박기원희망' 4천원 ▷'돕고돕고돕자' 1천297원 ▷'당진하영구홍성희감사' '돕기' 각 1천원 ▷'언젠가좋은일모두의복' 700원 ▷'돕기돕기돕기돕기' 350원 ▷'돕기돕기돕기' 285원 ▷'당근페이로돕기' 43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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