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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상망유린
조회 9회 작성일 26-01-13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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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환 기자]
나름, '엘팬(엘지 트윈스 팬)'입니다. 방 한 귀퉁이를 차지하고 있는 소주병에는 29년만의 우승을 기념하는 스티커가 붙어 있습니다. 2023년 겨울, 엘지포차(단체 관람 주점)에서 가져왔습니다. 그 때, 김경태 투수코치를 만나 잠깐 대화를 나누는 행운을 누리기도 했습니다.
그 기억이 아직도 선명한데, 엘지 트윈스는 2025년 또 우승했습니다. 우승 기념으로 무엇을 소장할까 하다가 염경엽 감독의 책 <결국 너의 시간은 온다>(웅진 지식하우스)를 택했습니다. '초판 한정 사은품' 포토북을 회사 동료에게도 자랑했습니다. 그야말로 희희낙락이었습니다.
바다이야기비밀코드그때까지만 해도 몰랐습니다.
책을 보면서 반성하게 될 줄 몰랐습니다. '나의 시간'을 돌아보게 만들었습니다. 조직론에 대해, 리더십에 대해, 여러 생각을 하게 했습니다. 기자로서, 스스로의 글에 대해서도 돌아보게 만들었습니다. 그의 문장력에 놀랐습니다. '야구인이 쓴 책'이란 선입견이 작동한 탓입니다. 그저 야구 이야기에 슬쩍 릴게임무료 인생 이야기를 얹은 책이라고 지레 짐작했는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중계 화면에 잡힌 후로 욕은 자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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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년 8월 28일, 엔씨 다이노스와의 경기 당시 엘지 트윈스 염경엽 감독 모습.
ⓒ 연합뉴스
물론, 특히 '엘팬'이라면 릴게임신천지 더 흥미로울 야구 이야기, 많았습니다. 기사 제목으로 뽑아도 충분한 일화가 눈에 많이 띄었습니다. 예를 들면 이런 제목입니다. 염경엽 감독이 욕을 자제하는 이유.
저자는 선수단과의 자연스러운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과거의 나는 늘 자제하고, 참고, 억눌렀다. 이제는 다르다"며 "더그아웃에서 화가 나면 표정으로 드러 모바일야마토 내고, 기분이 좋으면 활짝 웃는다. 홈런이 터지면 주먹을 불끈 쥐고 기뻐하고, 실책이 나오면 찡그리고 욕도 했다"고 전합니다. 그 다음 이어지는 괄호 안 글이 웃음 포인트입니다.
"(중계 화면에 잡힌 후로 욕은 자제하고 있다)."
이제는 '염갈량' 못지않게 잘 알려진 '염버지'란 별명. 그에 대한 염 감독의 솔직한 소감도 볼 수 있습니다. 저자는 "'염경엽'과 '아버지'를 합친 이 별명은 특히 뜻깊고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며 "내가 선수들과 팀을 대하는 진심을 알아봐 주시는 것 같아서 그렇다"고 전합니다. 또, 괄호 안 글이 이어집니다.
"(그저 내가 나이를 그만큼 먹어서일 수도 있고)."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툭툭 털어 내니 읽는 재미가 더 했습니다. 그 밖에도 '염경엽 감독이 차명석 단장에게 정말 고마워했던 이것'이라거나 '염경엽 감독 감동시킨 그 날 선수단의 영상 통화' 등, 제목으로 삼을 만한 일화가 여럿 있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징크스가 미신이라면 루틴은 과학"이라고 그렇게 강조하던 저자의 반전 고백이었습니다. 저자는 "내 감독 인생 최고의 경기"로 2023년 한국시리즈 2차전을 꼽으면서 이렇게 전합니다.
"2차전을 승리한 후 나는 일어나는 시간부터 먹는 음식, 야구장에 나서고 경기를 준비할 때까지 모든 패턴을 그때와 똑같이 유지했다. 심지어 같은 속옷을 매일 밤 빨아 다시 입었다. 평소 선수들에게는 징크스가 아닌 루틴을 강조하던 내가 스스로 징크스를 만든 것이다. 그만큼 간절했던 우승이다."
그의 실패 이야기 "나는 한량이었다"
▲ 2023년 11월 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BO 한국시리즈 2차전 엘지 트윈스와 케이티 위즈의 경기. 8회말 1사 2루 LG 박동원이 역전 2점 홈런을 친 뒤 더그아웃에서 염경엽 감독과 기뻐하고 있다. 염 감독은 책에서 "내 감독 인생 최고의 경기"로 꼽았다.
ⓒ 연합뉴스
저자는 책을 통해 여러 차례 루틴의 중요성을 이야기합니다. "반복된 행동을 통해 자기 자신에 대한 통제력과 자신감을 구축하는 패턴"으로 단언합니다. 그 이유, 책을 읽다보면 명확하게 다가옵니다.
"나는 한량이었다. 야구는 뒷전이고, 인생에 목표도 없었다. 하루 하루를 그저 즐겁게만 살았다."
저자는 "나는 실패한 야구 선수였다"며 책의 상당 부분을 자신의 실패담을 전하는데 할애합니다. 그 방식은 직설적이고, 솔직하며, 구체적입니다. 저자는 "가끔 내 선수 시절을 궁금해하는 사람들에게 매끈한 손바닥을 보여준다"며 "나는 30년 넘게 프로야구에 몸담고 지내며 손에 굳은 살 하나 없는 선수를 본 적이 없다. 딱 한 명, 선수 염경엽을 제외하면 말이다"라고 전합니다.
"저녁이면 나이트 클럽으로, 겨울이면 스키장으로 나다니며 온통 노는 생각뿐이었다. 그때 막연히 품었던 꿈이라곤 압구정동 카페 주인이 되는 것이었다. 술도 못하면서 압구정동의 밤을 휘젓고 다녔으니, 지금도 김기태 전 감독은 '한국 프로야구 최초의 야타족 출신 감독'이라며 나를 놀린다."
나이트 클럽 이야기는 프로야구 선수 시절로도 이어집니다. 저자는 태평양 돌핀스 시절, "주전이 되겠다는 목표를 조기 달성한 나는 순간을 만끽했다"며 "지방 원정을 가면 선수들과 어울려 나이트클럽을 전전했다"고 전합니다. 심지어 "일부러 슬라이딩을 하고 손가락을 삔 것처럼 해서 자체 휴가를 떠났다"는 꾀병 사실도 고백합니다. 야구인으로서 치욕적일 수 있는 기록 또한 가감 없이 이야기합니다.
"이미 마음은 야구를 떠나 있었다... 51타석 연속 무안타라는 프로야구 역사상 유일무이한 '대기록'이 세워지고 있었다."
이런 '엉터리 선수'를 각성하게 만든 계기, 태평양 돌핀스 우승 피로연이 있던 날이었다고 합니다. "우리 가족을 위한 자리"가 보이지 않아 한참 헤맨 끝에 구석진 곳에서 발견한 염경엽이란 이름. 그 자리는 "선수가 아니라 구단 직원들이 앉는 테이블이었다"며 "그 날 이후 사흘 밤을 제대로 못 잤다"고 합니다. 한동안 방황을 하다가 한 결심, 이것이었다고 합니다.
"우선은 코치가 되자. 선수로 1등이 될 수 없다면 지도자로 1등을 하자. 제2의 야구 인생은 무시당하는 조연에 머무르지 말자."
염경엽 감독이 코치들에게 쓰지 말라는 이 말
▲ 2025년 8월 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엘지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 연장 10회말 끝내기 안타를 친 천성호 선수를 구본혁 선수가 끌어안고 있다.
ⓒ 연합뉴스
여기서, 책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가 나옵니다. 정확한 목표 수립의 중요성입니다. 저자는 정확한 목표를 세우면 내 주위를 바라보는 시각부터 달라진다고 강조합니다. 저자가 후보 선수로 벤치를 지키면서도 코치나 감독의 눈으로 경기를 본 이유입니다. 사장의 눈으로 일하는 사람이 사장이란 자리에 가까워지는 것과 마찬가지 이치입니다.
저자가 루틴을 신봉하는 이유도 정확한 목표와 맞닿습니다. 목표 수립, 그 자체보다 더 중요한 것이 실행이니 그 지속성을 유지하는데 있어 저자에게 루틴은 매우 중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저자가 대주자 시절부터 애용했다는 스톱워치는 곧, 이같은 저자의 주관을 뒷받침하는 하나의 상징인 셈입니다.
결국, "정확한 목적지가 있을 때 길을 잃지 않을 수 있고", 그 길을 계속 걷게 만드는 힘은 "자기 자신에 대한 통제력과 자신감을 구축하는 반복된 행동", 즉 루틴에서 나온다는 것입니다. 이런 식으로 설득당하다 보면, 저자의 리더십 이야기나 조직론 또한 매우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다음 대목이 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내가 코치들에게 강조하는 게 있다. 어떤 상황에서도 '고친다'라는 표현을 쓰지 말 것. '고친다'라는 말은 선수에게 뭔가 잘못됐다는 인식을 준다. 우리는 대신 '채운다'라는 말을 쓴다. '너는 이런 장점을 갖고 있으니까, 여기에 이것만 채우면 진짜 좋은 선수가 되는 거야'."
그밖에도 "단순히 윗사람에게 잘 보이기 위한 처세술"이 아니라는 상향 리더십 이야기나, 왜 정확한 역할 부여가 중요한지, 매뉴얼이 왜 단순한 업무 지침으로서가 아니라 창의성을 발동시키는지, 그 이유들을 읽다보면 이 책이 단순하게 야구 이야기가 아니란 사실이 실감나게 다가옵니다. 조직론에 대한 통찰 역시 그렇습니다. "나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 조직과 싸워가며 일할 필요는 없다"거나 "좋은 조직은 떠나는 사람조차 홍보대사로 만든다"는 단언들이 그 예입니다.
하지만 저자가 동시에 강조하는 바는 '탓'만 하지 말라는 겁니다. "내가 정말 이 조직에 가치를 더하는 사람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윗사람이나 동료들을 통해 들여다보라고 권합니다. "별다른 노력 없이 스스로를 과대평가하는 사람은 결코 발전하지 못한다" 또는, "핑계를 대는 순간 성장은 멈춘다"거나 "자신의 잘못은 보지 못하고 남을 원망하기만 한다"는 류의 주장은 말 그대로 따끔했습니다.
"야구판에서 30년 넘게 일하면서 수많은 사람의 성공과 실패를 지켜봤다. 실패한 사람들에게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스스로를 돌아보지 않는다는 점이다."
2026년, 당신의 야구는 몇 회초인가요
▲ 2025년 10월 31일,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엘지 트윈스가 한화 이글스를 4-1로 누르고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선수들이 염경엽 감독을 헹가래치고 있다.
ⓒ 연합뉴스
어차피 "인생은 실패의 연속"입니다. 저자의 말대로 야구와 닮았습니다. "최고의 타자도 10번 중 7번은 타석에서 실패하는 야구는 실패의 스포츠"입니다.
그러니 "그 실패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진짜 실력"입니다. 한 번의 실패라도 매정하게 대하는 사회에서는 오히려 더 그렇습니다. 책 마지막 페이지에 이르러 "야구는 계속되고 인생도 계속된다"며 "결국, 포기하지 않는 자가 이긴다"는, 어찌 보면 그 뻔한 말의 울림이 더 크게 다가온 것도 그래서입니다.
새해와 마주한 지도 벌써 여러 날이 흘렀습니다. 누군가에게는 3회가 시작되는 해일 수 있고, 누군가에게는 6회 또는 9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 사실, 어느 회에 이르렀는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2025년 한국시리즈 4차전 엘지 트윈스의 대역전극이 9회초 투아웃 이후 이뤄졌다는 사실만 봐도 그렇습니다.
전설적인 야구 선수 요기 베라의 명언처럼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닌 그 시간 속에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나의 시간'과 마주할 그 날을 위해 말이죠.
새해, 건강하세요.
지극히 주관적인 평점
중간 관리자 직장인, 특히 강추 ★★★★☆작년, 아픈 실패를 했다면... 단 '정확한 목표' 설정 과정은 다소 부족한 점, 참고 ★★★'염버지' 현상이 심화될 수 있으므로 엘팬에게는 비추 ★★☆나머지 9개 구단 관계자에게는 더 비추. 올해도 엘지 트윈스 우승해야 함 ☆
나름, '엘팬(엘지 트윈스 팬)'입니다. 방 한 귀퉁이를 차지하고 있는 소주병에는 29년만의 우승을 기념하는 스티커가 붙어 있습니다. 2023년 겨울, 엘지포차(단체 관람 주점)에서 가져왔습니다. 그 때, 김경태 투수코치를 만나 잠깐 대화를 나누는 행운을 누리기도 했습니다.
그 기억이 아직도 선명한데, 엘지 트윈스는 2025년 또 우승했습니다. 우승 기념으로 무엇을 소장할까 하다가 염경엽 감독의 책 <결국 너의 시간은 온다>(웅진 지식하우스)를 택했습니다. '초판 한정 사은품' 포토북을 회사 동료에게도 자랑했습니다. 그야말로 희희낙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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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보면서 반성하게 될 줄 몰랐습니다. '나의 시간'을 돌아보게 만들었습니다. 조직론에 대해, 리더십에 대해, 여러 생각을 하게 했습니다. 기자로서, 스스로의 글에 대해서도 돌아보게 만들었습니다. 그의 문장력에 놀랐습니다. '야구인이 쓴 책'이란 선입견이 작동한 탓입니다. 그저 야구 이야기에 슬쩍 릴게임무료 인생 이야기를 얹은 책이라고 지레 짐작했는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중계 화면에 잡힌 후로 욕은 자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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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년 8월 28일, 엔씨 다이노스와의 경기 당시 엘지 트윈스 염경엽 감독 모습.
ⓒ 연합뉴스
물론, 특히 '엘팬'이라면 릴게임신천지 더 흥미로울 야구 이야기, 많았습니다. 기사 제목으로 뽑아도 충분한 일화가 눈에 많이 띄었습니다. 예를 들면 이런 제목입니다. 염경엽 감독이 욕을 자제하는 이유.
저자는 선수단과의 자연스러운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과거의 나는 늘 자제하고, 참고, 억눌렀다. 이제는 다르다"며 "더그아웃에서 화가 나면 표정으로 드러 모바일야마토 내고, 기분이 좋으면 활짝 웃는다. 홈런이 터지면 주먹을 불끈 쥐고 기뻐하고, 실책이 나오면 찡그리고 욕도 했다"고 전합니다. 그 다음 이어지는 괄호 안 글이 웃음 포인트입니다.
"(중계 화면에 잡힌 후로 욕은 자제하고 있다)."
이제는 '염갈량' 못지않게 잘 알려진 '염버지'란 별명. 그에 대한 염 감독의 솔직한 소감도 볼 수 있습니다. 저자는 "'염경엽'과 '아버지'를 합친 이 별명은 특히 뜻깊고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며 "내가 선수들과 팀을 대하는 진심을 알아봐 주시는 것 같아서 그렇다"고 전합니다. 또, 괄호 안 글이 이어집니다.
"(그저 내가 나이를 그만큼 먹어서일 수도 있고)."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툭툭 털어 내니 읽는 재미가 더 했습니다. 그 밖에도 '염경엽 감독이 차명석 단장에게 정말 고마워했던 이것'이라거나 '염경엽 감독 감동시킨 그 날 선수단의 영상 통화' 등, 제목으로 삼을 만한 일화가 여럿 있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징크스가 미신이라면 루틴은 과학"이라고 그렇게 강조하던 저자의 반전 고백이었습니다. 저자는 "내 감독 인생 최고의 경기"로 2023년 한국시리즈 2차전을 꼽으면서 이렇게 전합니다.
"2차전을 승리한 후 나는 일어나는 시간부터 먹는 음식, 야구장에 나서고 경기를 준비할 때까지 모든 패턴을 그때와 똑같이 유지했다. 심지어 같은 속옷을 매일 밤 빨아 다시 입었다. 평소 선수들에게는 징크스가 아닌 루틴을 강조하던 내가 스스로 징크스를 만든 것이다. 그만큼 간절했던 우승이다."
그의 실패 이야기 "나는 한량이었다"
▲ 2023년 11월 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BO 한국시리즈 2차전 엘지 트윈스와 케이티 위즈의 경기. 8회말 1사 2루 LG 박동원이 역전 2점 홈런을 친 뒤 더그아웃에서 염경엽 감독과 기뻐하고 있다. 염 감독은 책에서 "내 감독 인생 최고의 경기"로 꼽았다.
ⓒ 연합뉴스
저자는 책을 통해 여러 차례 루틴의 중요성을 이야기합니다. "반복된 행동을 통해 자기 자신에 대한 통제력과 자신감을 구축하는 패턴"으로 단언합니다. 그 이유, 책을 읽다보면 명확하게 다가옵니다.
"나는 한량이었다. 야구는 뒷전이고, 인생에 목표도 없었다. 하루 하루를 그저 즐겁게만 살았다."
저자는 "나는 실패한 야구 선수였다"며 책의 상당 부분을 자신의 실패담을 전하는데 할애합니다. 그 방식은 직설적이고, 솔직하며, 구체적입니다. 저자는 "가끔 내 선수 시절을 궁금해하는 사람들에게 매끈한 손바닥을 보여준다"며 "나는 30년 넘게 프로야구에 몸담고 지내며 손에 굳은 살 하나 없는 선수를 본 적이 없다. 딱 한 명, 선수 염경엽을 제외하면 말이다"라고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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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은 코치가 되자. 선수로 1등이 될 수 없다면 지도자로 1등을 하자. 제2의 야구 인생은 무시당하는 조연에 머무르지 말자."
염경엽 감독이 코치들에게 쓰지 말라는 이 말
▲ 2025년 8월 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엘지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 연장 10회말 끝내기 안타를 친 천성호 선수를 구본혁 선수가 끌어안고 있다.
ⓒ 연합뉴스
여기서, 책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가 나옵니다. 정확한 목표 수립의 중요성입니다. 저자는 정확한 목표를 세우면 내 주위를 바라보는 시각부터 달라진다고 강조합니다. 저자가 후보 선수로 벤치를 지키면서도 코치나 감독의 눈으로 경기를 본 이유입니다. 사장의 눈으로 일하는 사람이 사장이란 자리에 가까워지는 것과 마찬가지 이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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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밖에도 "단순히 윗사람에게 잘 보이기 위한 처세술"이 아니라는 상향 리더십 이야기나, 왜 정확한 역할 부여가 중요한지, 매뉴얼이 왜 단순한 업무 지침으로서가 아니라 창의성을 발동시키는지, 그 이유들을 읽다보면 이 책이 단순하게 야구 이야기가 아니란 사실이 실감나게 다가옵니다. 조직론에 대한 통찰 역시 그렇습니다. "나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 조직과 싸워가며 일할 필요는 없다"거나 "좋은 조직은 떠나는 사람조차 홍보대사로 만든다"는 단언들이 그 예입니다.
하지만 저자가 동시에 강조하는 바는 '탓'만 하지 말라는 겁니다. "내가 정말 이 조직에 가치를 더하는 사람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윗사람이나 동료들을 통해 들여다보라고 권합니다. "별다른 노력 없이 스스로를 과대평가하는 사람은 결코 발전하지 못한다" 또는, "핑계를 대는 순간 성장은 멈춘다"거나 "자신의 잘못은 보지 못하고 남을 원망하기만 한다"는 류의 주장은 말 그대로 따끔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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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당신의 야구는 몇 회초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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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그 실패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진짜 실력"입니다. 한 번의 실패라도 매정하게 대하는 사회에서는 오히려 더 그렇습니다. 책 마지막 페이지에 이르러 "야구는 계속되고 인생도 계속된다"며 "결국, 포기하지 않는 자가 이긴다"는, 어찌 보면 그 뻔한 말의 울림이 더 크게 다가온 것도 그래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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