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쿨’의 김성수와 함께 줄리아나 나이트를 이끄는 오득수 대표가 맥주 쟁반을 들고 무대 앞에 섰다. 뒤로 DJ가 보인다. 돌아온 줄리아나는 전성기 클럽 음악을 재생하며 40~50대 손님들을 청년 시절로 데려간다. /이건송 영상미디어 기자 1990년대에 서울에서 20~30대를 보낸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그 시절의 밤 문화를. 지난 5일 밤 서울 강남구 학동역 근처 골목에 들어서자 정말 ‘줄리아나 나이트’라는 간판이 보였다. 199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한국 유흥 문화를 선도한 최고의 나이트 클럽 ‘줄리아나’가 돌아온 것이다.입구에서 퇴짜를 맞지는 않았다. 어두운 계단을 내려가자 한 층 아래에 자리 잡은 무대가 한눈에 들어왔다. 김현정, 쿨, 코요태, 자자 같은 1990년대 댄스곡이 귓가를 때렸다. 형형색색으로 반짝이는 조명과 둥둥거리는 음악. 심장이 쿵쾅쿵쾅 울리는 느낌이었다.오후 10시가 넘어가자 모든 테이블에 빨간 불이 켜졌다. 아무리 웨이터를 불러봤자 들리지 않을 게 뻔한 나이트클럽에서는 테이블마다 놓은 빨간색 전등이 호출기 역할을 한다. 빨간 불이 켜졌단 것은 이 테이블에 손님이 있다는 뜻. 음악 소리는 점점 커졌고 춤추는 사람들이 늘어갔다. 그리고 다른 테이블을 탐색하는 눈빛. 이름만 같은 게 아니었다. 전설의 줄리아나 나이트가 2025년에 부활했다. 테이블에 손님이 앉으면 빨간 등에 반짝 불이 켜진다. 시끄러운 나이트클럽에서 호출기 역할도 한다. /이건송 영상미디어 기자 ◇강남 르네상스의 상징1990년대는 호텔 나이트클럽 문화의 전성시대였다. 외제차를 몰고 다니며 부를 과시해 ‘오렌지족’ ‘야타족’으로 불리던 부유층 자제와 유학생 중심의 2030 세대가 밤이면 밤마다 뉴월드호텔 ‘단코’, 선샤인 호텔 ‘보스’, 리버사이드 호텔 ‘물 나이트클럽’, 리베라 호텔의 ‘클럽 아이’ 등으로 모여들었다. 그중 최고의 클럽은 단연 청담동 ‘줄리아나 서울’. 1994년부터 2007년까지 엘루이 호텔(구 에메랄드 호텔) 지하에서 영업했다.당시 줄리아나 앞에는 영고산증으로 해발 4700m 지점에서 멈춘 도전 거대한 설산에서 인간은 티끌같은 존재 내 밑바닥 두려움을 마주쳤다 포카라에서 멀지 않은 오스트레일리안 캠프(1920m)에 묵으면, 아침 햇살에 빛나는 안나푸르나 남봉, 히운출리, 마차푸차레 봉우리를 조망할 수 있다. 커버스토리 신기하다. 세수 대신 물티슈로 얼굴을 닦아내고 머리 안 감은 지 일주일이 넘었지만, 불쾌감을 못 느낀다. 잔뜩 옷을 껴입고 양말과 모자도 벗지 않은 채 침낭에서 잠을 청하지만 머리를 대는 순간 잠에 빠진다. 3시간마다 깨어 소변을 보는데 머리는 깨질 듯 아프고, 불안할 정도로 심장이 두근거리며 숨이 가빠 온다. 평소 쾌·불쾌를 느끼던 기준은 온데간데없다. 네팔 안나푸르나 서킷 트레킹(산 전체를 한 바퀴 도는 일정)에 나선 지 8일째인 지난달 10일, 해발 4150m 틸리초 베이스캠프에 짐을 풀었다. 실내 온도가 영하이지만 난방이 없고 전기도 들어오지 않아 의지할 거라곤 침낭과 핫팩뿐이다. 소박한 달바트(네팔 전통음식)로 저녁을 먹고 잠자기 전까지 식당 난로 주변에서 추위를 피했다. 내일은 고소 적응을 위해 4900m 틸리초 호수에 오르고, 사흘 뒤 새벽엔 최대 고비인 5416m 토롱라 고개를 넘어야 한다. 가만히 있어도 숨쉬기 불편한데, 날마다 더 높은 곳을 올라야 할 생각을 하면 저절로 마음이 쪼그라들었다. 상념에 잠겨 히말라야 설산을 거니는 낭만적 상상을 하면서 생애 최고 높이에 도전한다며 호기롭게 트레킹에 나섰던 게 아득하다. 평소 1분에 60회 안팎이던 맥박이 요동친다. 누워 있어도 심박수가 100 이상이고, 산길을 오를 때면 스마트 시계가 심박수 한계치 140을 넘어선다고 알려준다. 호흡이 가빠져 심호흡과 복식 호흡으로 조금 더 깊은숨을 들이마시려 해보지만, 개운치 않다. 4000m 넘어서니 한걸음 올라가는 게 평지에서 계단 수십칸을 오르는 것보다 숨 가쁘다. 스마트 시계로 잰 혈중산소포화도가 정상 범위(95~100) 한참 아래인 80 안팎이다. 1기압에 적응한 몸과 정신이 희박해진 산소로 인해 혼미해졌다. 안나푸르나 서킷 중 시리카르카에서 틸리초 베이스캠프로 가는 4000m대 구간은 산사태·낙석 지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