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이동통신 인프라 고도화가 정체됐다. 인공지능(AI) 시대 연결 인프라로 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은 지난 3일 ‘AI 이동통신 인프라 고도화의 주요 쟁점’ 보고서에서 국내 이동통신 인프라 현황을 이렇게 진단했다. AI가 일상·산업 전반에 적용되기 위해서는 ‘AI 통신 인프라’가 필수적인데, 우리나라는 6G(6세대 이동통신)로 나아갈 준비가 안 돼 “국가 전략 기술·산업으로서의 가치가 손상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서울 시내 한 통신사 매장 앞으로 시 릴게임뜻 민이 지나가고 있다./연합뉴스


24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KT·LG유플러스는 6G는 물론 5G(5세대 이동통신) 기술 고도화에도 미온적이다. 이재명 정부는 출범과 동시에 ‘AI 3대 강국’ 진입을 내걸고 2028년 6G 시범 서비스 후 2030년 상용화를 이루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통해 검증완료릴게임 ‘AI 중심 차세대 네트워크’를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통신 3사는 5G 상용화 이후 설비투자(CAPEX)·연구개발비를 줄이며 곳간 채우기에 급급하고 있다. 이렇게 쌓은 자산은 설비투자나 기술 개발이 아닌 최근 연이어 벌어진 해킹 사고를 수습하는 데 썼다. 정부는 이런 상황에서 ‘AI 기반 개방형 5.5G 융합 서비스 테스트베드’ 야마토게임방법 구축 사업의 내년도 예산을 기존 124억원에서 70억원으로 축소 편성하는 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정부가 6G 도입과 같은 ‘목표’ 제시에 그치지 않고 통신 3사의 투자를 이끌어낼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통신정책 전문가는 “세계적으로 가장 우수하다고 평가받던 국내 통신 인프라가 AI 시대에 고도화에 대한 황금성게임랜드 부정적 시각이 나타나고 있다”며 “통신사 간 설비투자 경쟁을 촉진할 수 있는 주파수 자원 배분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 전역에 5.5G 구축하는 중국… “韓 통신은 AI 활용 어려워”
국내 통신 3사가 AI 통신 인프라 구축에 소극적일 때 중국 통신사들은 이미 작년에 5.5G 서비스를 100개 도시에서 상용화 백경게임랜드 했다. 5G보다 속도가 10배 빠른 5.5G는 6G로 넘어가는 징검다리 기술로 불린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 6G 충족 요건 대다수가 5.5G를 기반으로 하는 만큼 차세대 이동통신 기술을 선제적으로 준비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중국 정부는 특히 최근 ‘고표준 디지털 산업단지 건설 지침’을 발표하며 5.5G로 연결된 통합형 스마트 산업단지 200곳을 오는 2027년까지 구축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KISDI는 이에 대해 “국내 이동통신 고도화가 현재 수준에서 정체된다면 AI 서비스 개발 및 원활한 활용이 어려워질 것”이라며 “이용자와 산업의 AI 경험이 낮아져 국가 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 ‘해킹 사고’에 곳간 줄은 통신업계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텔레콤·KT·LG유플러스는 연간 약 9조원을 지출하던 설비투자 규모를 최근 3년간 꾸준히 줄였다. 작년에는 약 7조4342억원만 집행했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는 4조3262억원에 그쳤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올해 누적 설비투자 규모는 6조원을 밑돌 가능성이 높다.
통신 3사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2022년 3분기 4조9298억원에서 2024년 3분기 6조6843억원으로 증가했다. 올 3분기엔 전분기와 비교해 1조2237억원 감소한 5조8047억원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차세대 통신 인프라 구축과는 무관하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모두 올해 벌어진 해킹 사고를 막지 못했고, 이에 쌓아둔 현금을 고객 보상 등 마케팅 비용에 할애했다.



그래픽=손민균


◇ 43개 국가서 도입한 5G SA, 한국선 상용화 안 돼
현재 국내 전국망은 5G 비단독모드(NSA) 중심으로 구축된 상태다. 5G NSA는 통신 코어망은 4G(LTE)를 쓰고, 무선망은 5G를 쓰는 형태의 반쪽 5G 기술이다. 5G의 조기 상용화를 위해 3G·4G 때와 달리 이례적으로 표준에 채택되면서 확산했다. 반면 5G 단독모드(SA)는 4G(LTE)망 지원 없이 5G 기술로만 이동통신 서비스를 구현하는 방식을 말한다. 5G SA의 성능을 개선한 통신 기술이 5.5G다.
SK텔레콤·LG유플러스는 투자 대비 효용성이 낮다는 이유로 5.5G는커녕 그 전 단계인 5G SA 전환도 추진하지 않고 있다. 현재 5G SA를 전국망 단위로 구축한 곳은 KT뿐이다. 그러나 음성통화(VoNR)에만 적용돼 있고 네트워크 슬라이싱(Network-Slicing)과 같은 5G SA 특화 서비스는 내놓지 않았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경우 5G SA 핵심 기술은 보유한 상태지만, 인프라 투자를 집행하지 않아 상용화되지 못했다.
글로벌 이동통신 표준화협력기구인 3GPP는 2028년 6G 기술 표준을 정의하는 ‘릴리즈21’(Release21)을 제정할 방침이다. 장경희 인하대 전자공학과 교수(6G포럼 집행위원장)는 “6G 표준화는 5G SA를 전제로 논의되고 있는데, 국내에선 사실상 상용화되지 않은 기술”이라며 “5.5G는 물론 5G SA도 구현이 되지 않은 상황이라 우리나라 6G에 대한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6G 구현에는 네트워크 슬라이싱과 같은 5G SA 기술이 포함될 가능성이 높은데, 5G NSA 중심인 국내 통신 인프라로는 6G 상용화가 불가능하다는 게 장 교수의 분석이다.
반면 해외에서는 5G 망에 대한 인프라 고도화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5G SA는 현재 세계 43개 국가에서 도입된 상태다. 특히 미국·중국·일본·영국·프랑스·독일 등 주요 국가에서는 2개 이상 사업자가 5G SA를 도입하며 6G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 “통신 3사, 현재 상태라면 6G 구현 불가”
5.5G나 6G 등 차세대 통신은 AI를 구현하는 컴퓨팅 인프라와 사용자(로봇·차량·드론 등)를 연결하는 기반 설비다. 이에 따라 현재 다운로드 중심인 통신 인프라에 업로드 속도 상향, 전송지연과 같은 기술 고도화가 요구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2033년에는 AI가 전체 트래픽의 62%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다운 링크에 더 많은 시간을 할당하는 현재 국내 5G로는 AI 시대에 요구되는 업 링크 커버리지와 속도 개선에 한계가 있다.
6G를 구현하기 위해선 통신사 자체의 AI 역량도 높여야 한다. 장경희 교수는 “6G와 5G의 가장 큰 차이점은 모든 통신망에 AI 기술이 반영된다는 점”이라며 “AI를 일정 구간에만 도입하는 게 아닌 만큼 핵심 기술을 가지고 있어야 6G 구현이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통신 3사는 AI 역량을 확보할 수 있는 연구개발비를 ▲2022년 7315억원 ▲2023년 7372억원 ▲2024년 7471억원만 썼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도 6613억원만 집행하며 최근 3년간과 비슷한 수준에 머물렀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학교수는 “챗GPT 등장 후 통신 3사도 AI를 미래 먹거리로 선정했는데, 연구개발비만 보면 사실상 투자를 줄인 것”이라며 “자체 기술 역량을 확보하기보다는 해외 기업에 AI 서비스 영역을 의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핵심 AI 기술이 없다면 시장이 종속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는 AI 기술 부재를 해결하기 위해 아마존웹서비스(AWS)·퍼플렉시티·마이크로소프트·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와 협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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