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뉴스12]
학교 통폐합 문제를 짚어보는 연속기획, 오늘은 정책 공백에 따른 혼란을 짚어보겠습니다. 

학령인구가 줄면서 통폐합도 피할 수 없는 의제가 됐지만, 국가 차원의 체계화된 정책은 10년째 제자리걸음입니다.

그 사이 지역마다 기준은 제각각이 됐고, 도시와 농촌의 격차는 더 벌어졌는데요.

EBS 취재진이 전국 교육청의 통폐합 기준을 전수 분석한 결과, 지역 간 기준 차이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릴박스 이상미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교육과학기술부가 결국 소규모 학교의 적정규모를 제한하려던 계획을 포기했습니다." (2012년, EBS뉴스)

"정부가 소규모 학교의 통폐합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먼 거리 통학이 불가피해진 학 릴게임신천지 생과 학부모들이 반발하고 있습니다." (2016년, EBS뉴스)

정부가 바뀔 때마다 학교 통폐합은 정책 의제로 거론됐지만, 이렇다 할 진전은 없었습니다.

지역 소멸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와 정치적 부담이 작용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모바일릴게임  이영상 전북 장승초등학교 교장 / 작은학교연대 
"우리 학교가 여기 자리를 지키고 있었기 때문에 이 마을로 이사 오는 가정들도 많이 있거든요. 그래서 이 마을이 지속되는 데도 그렇게 역할을 하는 거죠."

하지만 학령인구가 급격히 감소하면서, 학교 현장에선 임계점을 넘었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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획일적인 찬반논쟁을 넘어 아이들의 교육권과 지역 공동체를 함께 놓고 논의해야 한다는 겁니다. 

인터뷰: 장세린 교사 / 전북 김제 금구초등학교
"그동안 진행했던 작은 학교 살리기의 정책 방향이 학교가 없으면 마을이 죽으니까 학교가 유지돼야 한다는 건데, 그러면 바다이야기5만  저는 여기서 물음표를 던지고 싶은 게 마을을 위해서 학교가 존재하는 것인가라는 의문이 드는 거죠. 그러니까 제 생각에 학교는 교육을 위해서 존재하는 곳인 것 같은데…."

인터뷰: 고웅일 교장 / 충남 보령 천북중학교
"적정 규모의 학교를 육성해서 아이들 교육과정을 내실 있게 운영하는 부분은 반대하는 입장은 아니고요. 그런데 1면 1학교 정도는 유지하면 좋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고요. 단지 수치만으로 '30명 이하니까, 10명 이하니까 너희들은 통폐합 대상이야' 이게 아니라 그 지역의 여러 가지 부분을 고려해서 판단해야 하지 않을까…."

EBS가 교육부 정책 연구진의 설문조사를 입수해 분석한 결과, 소규모학교를 관할하는 교육청 담당자와 교사 약 400명 가운데 92%가 학생 수 감소를 심각하다고 인식했습니다.


특히 제주와 충남, 경북, 전남에서 비율이 높았습니다.

통폐합 정책이 필요하다는 응답도 83%에 달했는데, 교육여건 개선과 학생들의 사회성 함양 등을 이유로 꼽았습니다. 

인터뷰: 권수현 교사 / 강원 양구초등학교
"옆에 친구가 하는 활동을 보고도 배우게 되는데 그런 환경이 굉장히 제한적이예요. 유치원 때부터 알기 때문에 아이들 사이에 학습적인 긴장감마저도 없는 거죠."

하지만 중앙정부 차원의 정책은 지난 2016년 이후 사실상 멈춰 있습니다. 

이후 약 10년 동안 정책은 사실상 시도교육청에 일임됐고, 학생 수와 교육여건보다는 교육감의 의지에 따라 기준이 크게 달라졌습니다. 

EBS 취재진이 전국 교육청의 통폐합 기준을 분석한 결과, 전남과 전북은 학생 수 9~10명 이하로 설정한 반면, 서울 등 대도시는 초등학교 기준 240명 이하가 기준이었습니다.

의결 방식도 혼란스럽습니다.

학부모 과반 찬성부터 3분의 2 이상까지 지역마다 다르고, 투표권자 범위도 제각각입니다.

통폐합을 하자는 조례와 작은 학교를 살리자는 상반된 조례가 동시에 존재하는 지역도 10곳에 달해 혼선을 키우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덕난 교육문화팀장 / 국회입법조사처
"절차나 이런 것들은 굳이 시도별로 달라야 될 이유가 없는 거죠. 오히려 통일적으로 규정하는 게 주민들을 이해시키기도 쉽고, 그런데 지금 그런 게 없다 보니까 일부에서는 지역 주민들이 반대하거나 선거를 의식한 교육감들이 회피하려고 하면 아예 논의 테이블에 올라가지도 못하고 그냥 그런 상황을 방치해 두고 있게 되는 거죠."

정책이 공백기를 보낸 10년, 도농 간 교육 격차는 회복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제는 소모적인 논쟁을 끝내고, 아이들의 실질적인 교육권을 보장할 새로운 기준과 방향을 국가적인 차원에서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EBS뉴스 이상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