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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있게 한 인연] [9] 배우 송승환과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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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oreo
조회 12회 작성일 25-05-14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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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있게 한 인연] [9] 배우 송승환과 작가 김수현송승환 PMC프러덕션 예술감독이 서울 대학로 사무실 벽에 걸린 공연 액자를 바라보며 웃고 있다. 그가 출연했거나 기획한 작품들이다. 그의 오른쪽 위로 보이는 연극 ‘유리동물원’(1997)은 그와 윤여정의 주연작으로 당시 ‘리얼리즘의 정수를 보여준다’는 찬사를 받았다. /장련성 기자송승환(68) PMC프러덕션 예술감독은 화장실에 아이패드를 꼭 들고 간다. 동영상을 보려는 것이 아니다. 비데를 쓰기 위해서다. 2018년 시각장애 4급 판정을 받은 그가 맨눈으로 볼 수 있는 세상은 시야 반경 30㎝ 안쪽이다. 비데 버튼 위치를 파악하려면 아이패드로 비데를 촬영한 후, 화면을 터치해 최대한 확대하고, 확대한 이미지가 담긴 아이패드를 눈 가까이로 바짝 붙여야 한다. “오호라, 이 버튼이 그 버튼이군.” 비데만이 아니다. 집에 있는 각종 리모컨도 모두 촬영해서 아이패드에 담아뒀다가 버튼 위치를 확인한다. 글자는 낫다. AI 음성 기능 덕분이다. 책은 귀로 읽고 문자도 귀로 듣고 보낸다.그렇게 애써 보낸 문자 중 하나가 최근 지인들에게 발송됐다. ‘제가 1965년 아역으로 데뷔한 후 올해로 60년이 됐습니다. 오랜만에 만나서 차 한잔 마시며 지난 얘기 나눌 자리가 됐으면 합니다.’ 내달 11~22일 종로구 계동에서 데뷔 60주년을 맞아 열리는 ‘나는 배우다, 송승환’ 사진전 초대였다. 이달 말에는 동명의 자서전(뜨인돌출판사)도 낸다.어떤 고통이 닥쳐도 잊게 해주는 일, 배우누적 관객 1550만명의 비언어극 ‘난타’의 아버지, 탤런트, 연극·영화배우, MC, DJ, 교수, 공연 제작자 등 여러 직업과 호칭을 가져봤지만 그는 “저의 정체성은 배우”라고 줄곧 말해왔다. 안암국민학교 3학년이던 1965년 KBS 라디오 프로그램 ‘은방울과 차돌이’의 차돌이 역할로 시작한 연기는 시력을 완전히 잃을지 모른다는 절망 앞에서도 그를 버티게 해준 빛이었다. “연기를 하면 잊거든요. 그 순간엔 역할에 몰입해서 세상 시름이 사라져요. 가부좌 틀고 참선하는 것과 같죠.” 최근 서울 대학로 PMC[나를 있게 한 인연] [9] 배우 송승환과 작가 김수현송승환 PMC프러덕션 예술감독이 서울 대학로 사무실 벽에 걸린 공연 액자를 바라보며 웃고 있다. 그가 출연했거나 기획한 작품들이다. 그의 오른쪽 위로 보이는 연극 ‘유리동물원’(1997)은 그와 윤여정의 주연작으로 당시 ‘리얼리즘의 정수를 보여준다’는 찬사를 받았다. /장련성 기자송승환(68) PMC프러덕션 예술감독은 화장실에 아이패드를 꼭 들고 간다. 동영상을 보려는 것이 아니다. 비데를 쓰기 위해서다. 2018년 시각장애 4급 판정을 받은 그가 맨눈으로 볼 수 있는 세상은 시야 반경 30㎝ 안쪽이다. 비데 버튼 위치를 파악하려면 아이패드로 비데를 촬영한 후, 화면을 터치해 최대한 확대하고, 확대한 이미지가 담긴 아이패드를 눈 가까이로 바짝 붙여야 한다. “오호라, 이 버튼이 그 버튼이군.” 비데만이 아니다. 집에 있는 각종 리모컨도 모두 촬영해서 아이패드에 담아뒀다가 버튼 위치를 확인한다. 글자는 낫다. AI 음성 기능 덕분이다. 책은 귀로 읽고 문자도 귀로 듣고 보낸다.그렇게 애써 보낸 문자 중 하나가 최근 지인들에게 발송됐다. ‘제가 1965년 아역으로 데뷔한 후 올해로 60년이 됐습니다. 오랜만에 만나서 차 한잔 마시며 지난 얘기 나눌 자리가 됐으면 합니다.’ 내달 11~22일 종로구 계동에서 데뷔 60주년을 맞아 열리는 ‘나는 배우다, 송승환’ 사진전 초대였다. 이달 말에는 동명의 자서전(뜨인돌출판사)도 낸다.어떤 고통이 닥쳐도 잊게 해주는 일, 배우누적 관객 1550만명의 비언어극 ‘난타’의 아버지, 탤런트, 연극·영화배우, MC, DJ, 교수, 공연 제작자 등 여러 직업과 호칭을 가져봤지만 그는 “저의 정체성은 배우”라고 줄곧 말해왔다. 안암국민학교 3학년이던 1965년 KBS 라디오 프로그램 ‘은방울과 차돌이’의 차돌이 역할로 시작한 연기는 시력을 완전히 잃을지 모른다는 절망 앞에서도 그를 버티게 해준 빛이었다. “연기를 하면 잊거든요. 그 순간엔 역할에 몰입해서 세상 시름이 사라져요. 가부좌 틀고 참선하는 것과 같죠.” 최근 서울 대학로 PMC프러덕션 사무실에서 만난 그는 “마지막 꿈도 노역 배우로 인생을 마무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배우 송승환(오른쪽)이 드라마 ‘무자식 상팔자’(2012) 종영 후 함께 일한 제작진과 떠난 일본 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