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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상망유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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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처럼 멈춘 곳, 유리창 너머 박제된 시간
어릴 적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한 번쯤은 자연사 박물관이나 역사 박물관을 방문해 봤을 것이다. 공룡의 뼈부터 바다 생물, 그리고 인류의 진화를 보여주는 모형까지, 지구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다. 영국에도 이런 거대한 인류의 수집 열정을 한데 모아둔 자연사 박물관이 곳곳에 있다.
박물관에 들어서자마자 먼저 마주하는 넓은 홀을 지나 깊숙이 전시실로 들어서면 점차 시간이 멈춘 듯한 풍경이 펼쳐진다. 해리 포터가 마법을 걸어 모두 일시 정지시킨 듯, 다양한 생명체들이 유리장 안에서 우리를 응시하고 있다. 금방이라도 숨을 바다이야기다운로드 내뱉을 것 같은 이들은 모두 박제된 동물들이다. 수만 점에 달하는 동물 박제는 단순한 전시품을 넘어 인간이 생명을 기록하고자 집요하게 노력한 결과물이자 입체적인 아카이브다. 이번 글에서는 인류가 동물 박제를 하게 된 역사와 박제 동물들이 우리에게 건네는 메시지들을 영국 곳곳 박물관의 소장품들을 통해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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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가 동물 표본을 제작한 역사는 기원전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지만, 오늘날처럼 솜 등을 채워 동물 형태를 보존하는 방식은 대항해 시대 탐험가들이 전 세계에서 가져온 동물을 물리적으로 보존하려는 욕구에서 시작되었다. 본격적인 발전은 18세기부터였으며, 19세기 들어 방부 효과가 있는 비소 화합물이 개발되고 상용화되면서 보존 바다이야기룰 이 한결 수월해졌다. 이후 박제 동물은 유행처럼 번지기 시작하여 중산층 이상의 집에는 하나의 인테리어 소품으로 자리 잡기도 했다. 특히 1851년 런던 수정궁(The Crystal Palace)에서 열린 세계 최초의 만국 박람회(The Great Exhibition)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이곳에서 전시된 수많은 박제 동물을 본 관람객들이 이를 일종의 릴게임한국 장식 예술로 인식하면서 그 인기가 대중적으로 확산되었다. 이를 계기로 박제는 보존과학에서 예술의 영역으로 변모해 상업 시장에서 미술품처럼 거래되거나 승리의 상징인 트로피 컬렉션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이처럼 동물 박제는 애초에 3D 형태의 데이터 수집을 위한 기록의 수단으로 출발했 릴게임꽁머니 다. 단순히 보존해서 외형을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박제된 동물의 가죽과 뼈 등에 남겨진 정보를 통해 생물학적 연구의 핵심 자료가 된다. 또한, 멸종된 동물들을 실제 모습으로 재현해 이제는 더 이상 우리와 함께 존재하지 않는 동물들도 만날 수 있게 해준다. 실제로, 인간에 의해 멸종된 ‘도도새(Dodo)’가 가장 대표적인 예시이다. 16세기 후반에 처음 발견되었고, 1662년 목격된 기록을 마지막으로 도도새는 그 자취를 영원히 감추었다. 사냥과 인간의 무분별한 생태계 교란으로 인해 도도새는 인간에게 발견된 지 100년이 채 되지 않아 완전히 멸종하는 비극을 맞이했다.
아쉽게도 실제 도도새의 전체 모습을 완전하게 보존한 박제품은 남아 있지 않지만, 그나마 도도새의 머리와 일부 조직들을 옥스퍼드 대학 자연사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고, 런던의 국립 자연사 박물관은 도도새의 골격을 보존하고 있다. 비록 파편적인 잔해일지라도, 이는 도도새의 생김새와 크기, 유전자 특성 등을 연구하고 고증하는 데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하고 있어, 우리가 잃어버린 도도새를 실물 크기로 재현해낼 수 있는 유일한 근거가 되어준다.
반면, 기괴한 아카이브 열정으로 인해 탄생한 박제품도 있다. 영국 호니먼 박물관(Horniman Museum and Gardens)에는 관람객들이 가장 좋아하는 유명 인사가 있다. 바로 ‘과하게 박제된 바다코끼리(Overstuffed Walrus)’다. 빅토리아 시대, 바다코끼리의 실제 생김새를 몰랐던 박제사가 가죽의 주름을 모두 펴가며 내부 재료를 빵빵하게 채워 넣는 바람에 배가 터질 듯한 모습으로 완성되었다. 실제 모습과는 거리가 먼 오류투성이 아카이브였지만, 이 우스꽝스럽고 거대한 몸집은 역설적으로 대중의 큰 사랑을 받으며 당시 지식의 한계를 증언하는 소중한 기록물로 남았다.
전통적인 박제 방식이 자연의 산물을 기록했다면 현대의 박제는 인류 기술의 정점을 보여주기도 한다. 영국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에 위치한 스코틀랜드 국립 박물관에 전시된 ‘복제양 돌리(Dolly the Sheep)’가 그 주인공이다. 1996년 세계 최초로 성체의 세포를 활용하여 복제된 양 돌리는 탄생과 함께 주목을 받으며 늘 뜨거운 관심사였다. 2003년 돌리가 사망한 뒤 박물관은 돌리의 특수한 생애를 영구히 기록하기 위해 박제를 진행했다. 이는 생명에 대한 인간의 탐구와 윤리적 질문이 교차하는 현대 사회의 아이러니한 아카이브라고 할 수 있다.
오늘날 동물 박제를 바라보는 시선은 그리 곱지 않다. 제국주의 시절의 약탈과 살상의 산물이라는 비판을 받기 시작했고, 이에 박물관들은 그에 따른 윤리적 고민과 책임을 마주하고 있다. 이제는 법적으로 박제 전시를 위한 살상은 엄격하게 금지되었고, 자연사하거나 로드킬 당한 동물을 기증받아 제작하는 윤리적 박제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수장고 속에 잠들어 있는 수만 점의 표본들은 우리가 자연을 학대했던 과오의 기록이면서도, 한편으로는 그 기록 덕분에 잠재적인 멸종 위기 동물을 구원할 수 있는 미래의 해결책이기도 하다. 박물관에서 박제된 동물을 마주치게 된다면 그들이 눈빛으로 보내고 있는 생명의 역사와 기록의 무게를 되새겨보길 바란다.
박소연 테이트 미술관 수장고 코디네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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