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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 업계에서는 국가 온실가스(탄소) 감축 목표 이행에 동참하는 것이 곧 산업 경쟁력을 약화하는 길이라는 극단적인 우려까지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의 한탄처럼, 인위적인 생산 감축 말고는 방법이 없어서다. 생산을 줄이면 매출과 이익이 감소하고, 수출과 고용마저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보니 아예 틀린 말도 아니다.
2035년까지 탄소감축 목표를 담은 2035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2035 NDC)가 2018년 대비 53%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되며 철강부터 석유화 중소기업 소상공인 자영업자를 위한 정부지원금 사용법 학, 자동차 등 산업 전반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2021년 세운 40% 감축 목표 달성도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에서 추가 감축 부담까지 짊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농협 새희망홀씨NDC 연동된 배출권…중공업계 ‘직격’

산업계는 탄소 배출권 구매 비용도 급증해 어려움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내놓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및 업종별 협회에 따르면 탄소 배출량이 많은 철강·정유·시멘트·석유화학 18개사가 감당해야 할 비용만 연평균 1조원씩, 2026년부터 2030년 5년간 5조원에 이른다. 현재 동부저축은행 햇살론 1만원 수준인 배출권 가격이 수요 확대 등으로 5만원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는 가정 아래 계산한 수치다. 한국은 유럽연합(EU)과 영국, 뉴질랜드와 함께 NDC 목표와 배출권거래제 할당을 직접 연동하고 있다.
특히 탄소 배출량이 많은 대표 4개 업종의 경우 중국발 공급 과잉부터 미국 등 주요국의 관세 인상, 내수 침체 등 여러 경영 수집가 악재를 겪고 있는 상황으로 이 같은 비용 부담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산업계가 탄소 배출량을 매년 1%씩만 감축해도 배출권 구매 부담이 크게 낮아질 수 있다고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산업 부문의 탄소 배출량은 지난해 경기 회복과 맞물려 오히려 0.5% 늘었다.
감산 외엔 탄 스마트폰개통확인 소 당장의 감축 수단 없어
더 큰 문제는 철강 등 일부 업종에서는 획기적으로 탄소를 감축할 기술이 없다는 점이다. 개별 산업군 중 탄소배출량이 가장 많은 철강업계는 정부의 지원 아래 탄소 대신 수소를 환원재로 활용하는 수소환원제철 실증사업을 추진 중이지만, 첫 생산 가능 전망 시점이 12년 후인 2037년이다. 40조원으로 추산되는 설비 교체비용이나 수소 안정수급 가능 여부를 떠나 2035 NDC에는 반영할 수 없다.
일각에서는 배출된 탄소를 포집해 활용·저장하는 탄소 포집 후 활용·저장(CCUS) 기술이나 개발도상국 탄소감축 지원 실적을 나눠갖는 국제감축 등 대안적 방식이 필요하다는 얘기도 나오지만, 현 기후부는 현실성이 없다는 이유로 이를 추진하는 데 부정적인 상황이다.
조영준 대한상의 지속가능경영원장은 “산업계가 감축을 외면하는 게 아니라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현실적인 여건과 기술 수준을 반영하자는 것”이라며 “합리적 수준의 감축목표 설정과 이를 이행하기 위한 지원정책이 반드시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주차장에서 충전 중인 전기차들. (사진=연합뉴스)



내연기관차 판매 막힐 車업계도 ‘우려’

2035 NDC가 확정되면 2018년 대비 50% 이상의 감축 부담을 안게 될 자동차업계의 걱정도 커졌다. 정부는 2035 NDC 수준에 맞춰 10년 동안 무공해차를 840만~980만대 보급한다는 계획을 세웠는데 이는 사실상 10년 내 내연기관차 판매중단 결정이란 게 산업계의 생각이다.
자동차업계 노사는 5일 이례적으로 이 같은 계획이 현실성 없을 뿐 아니라 산업 생태계와 종사자의 고용 안정을 무너뜨리란 우려를 담은 공동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결국 정부의 NDC 목표 설정이 산업계의 경쟁력 약화와 경제 위축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판단이다. 정은미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에너지(전력) 부문 외엔 가시적 감축 수단이 없기에 현실적으로는 EU처럼 소비와 생산이 위축될 것”고 전망했다.
조홍종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도 “현 NDC 계획을 달성할 수 있는 유일한 가능성은 경제가 더 나빠지도록 하는 것”이라며 “기술적 가능 여부와 경제적 파급 효과, 사회적 수용성까지 모두 고려해서 목표치를 최대한 낮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형욱 (nero@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