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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상망유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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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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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서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본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윤기훈 인턴기자
오션파라다이스사이트 "현대차의 휴머노이드(인간 형태) 로봇 아틀라스가 아반떼, 산타페는 찍어낼 수 있겠죠. 하지만 로봇이 그 차를 구매해서 타고 다닐 수는 없을 겁니다. 노동자는 공장 밖으로 나오면 소비자이고 납세자입니다. 이들을 보호하지 않으면 기업도, 국가도 경쟁력을 잃게 됩니다."
12일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서 한국일보와 만난 김영훈 고용 야마토통기계 노동부 장관은 단호했다.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노동 시스템의 지각변동이 눈앞에 다가온 시점. 그는 노동자가 아무 대책 없이 내쫓기면 개인의 삶은 물론 지역경제와 기업 이윤, 국가 경쟁력까지 모두 추락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청년, 비정규직 노동자 등 사회적 약자가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소비력이 생산력을 따라오지 못해 경제공황이 시 릴게임몰 작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정부는 맞춤형 AI위기 대응 정책을 준비하고 있다. 생애주기나 노동자 개인 상황을 고려해 지원 전략을 짜겠다는 뜻이다. 또 낙관적인 관점도 내비쳤다. AI를 노동자의 조력자로 만들고 AI로부터 발생한 이익을 사회로 환원한다면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AI가 임금 삭감 없는 주4 릴게임오션파라다이스 .5일제 시대를 열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도 내놨다. 다음은 김 장관과 일문일답.
"아틀라스는 자동차를 구매하지 않는다"
1월 5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에서 현대자동차가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공개한 모습. 현대자동차그룹 제공
-AI가 우리 일상 깊숙이 들어왔다. AI를 써본 적 있나.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하나 있다. 이번 세계여성의날(3월 8일)에 구글의 생성형 AI인 제미나이로 그림을 그려봤다. '임금 등 기본권을 상징하는 빵과 존엄과 참정권을 뜻하는 장미를 들고 여성의 권리를 외치는 사람들의 모습을 표현해줘"라고 스크립트를 입력했더니 아주 멋진 그림을 금방 만들더라. '대단하다'고 감탄했는데 자세히 보니 여성의 팔을 세 개로 그려놨다. 아직 AI를 완벽하게 믿을 수는 없구나, 여전히 사람 손이 필요하구나 싶었다. 물론 AI 성장 속도는 놀라울 만큼 빠르다."
-현대차 노조가 아틀라스 도입에 반발한 뒤 사회적 논쟁이 일었는데.
"현대차 노조를 향한 대중의 인식이 곱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노조 소식지 하나가 상당한 반향을 불러왔고 노조에 대한 공격의 빌미가 됐다고 비판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노조도 이 위기를 기회로 바꿔야 진짜 실력이 확인될 것이라고 본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해선 나쁜 프레임(관점)을 버려야 한다. '노조는 혁신을 거부하는 세력이고, 자본은 탐욕에만 신경 쓰는 집단'이라는 프레임이 대표적이다. 노사 모두에게 묻고 싶다. 아틀라스를 공장에 투입하지 않아 회사 경쟁력이 떨어지고 공장 유지조차 못할 지경이 되면 도입을 막는 게 무슨 소용이 있을까. 반면에 노동자가 일자리를 잃어 소비가 줄면 기업 경쟁력도 떨어지는 것 아닌가. 경제공황은 생산력은 늘어나는데 소비력이 떨어질 때 시작된다.
한국일보 '그림자전쟁 AI의 직업 침탈기' 1화에서 다룬 울산 현장 취재 기사는 지역사회가 공동화될 가능성을 잘 짚었다. 아틀라스가 아반떼, 산타페를 찍어낼 순 있어도 차를 구매해서 타고 다니지는 않는다."
-아틀라스 도입 문제는 현대차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 같다.
"HD현대중공업 사례를 보자. 이 회사는 (2022년부터) 연구개발(R&D) 기능을 경기 성남시 판교로 옮겼다. 그때도 노조가 '핵심 직무인 연구개발은 수도권으로 보내고, 울산은 생산 하청 기지로 전락시킨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당시 노동운동을 하던 저 역시 시위 현장에 있었다. 놀랄 만한 사실은 그때 노조와 함께 싸웠던 이들이 지역 요식업자들이었다. 노동자는 현장에서 생산자지만 공장을 나오면 소비자이고 납세자다. 이들이 실직하면 1차적으로 동네 상권이 타격을 받고 2차적으로는 국가 재정이 어려워진다. 돈 낼 납세자가 없어지니 당연한 거다. 노동자는 곧 소비자이고 납세자라는 인식을 해야만 자본도 지속 가능할 수 있다."
"사회적 약자 우선순위에 두고 맞춤형 지원책 준비"
김영훈(가운데) 고용노동부 장관이 5일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서 열린 청년 일자리 정책 타운홀미팅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위기는 사회적 약자부터 때린다는 말이 있다. 특히 청년들이 받을 충격이 커 보이는데.
"청년들의 위기는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저성장 국면에서 일자리를 얻지 못하고 있다. 국제노동기구는 경제성장률이 최소 3%를 유지해야 기존 일자리를 지킬 수 있다고 하는데 지금 우리는 1~2%대 저성장을 하고 있다. 기존 일자리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말이다. 여기에 기업들이 신규 채용을 줄이고 경력 채용을 선호한다. 안 그래도 일자리 얻기가 어려운데 AI 충격까지 덮친 셈이다. 청년들이 선호하는 회계사, 변호사 같은 전문직까지 취업이 막혀버리지 않았나.
스탠퍼드대학 디지털경제연구소에서 발표한 '탄광의 카나리아'라는 미국 급여처리 데이터 분석 연구가 있다. 생성형 AI 도입 이후 AI 노출도가 높은 직군에서 22~25세 초기경력 노동자의 고용이 약 13% 감소했다. 과거 탄광에서 광부들은 유독가스를 감지하기 위해 작은 새인 카나리아를 데리고 갔다. AI 시대에 청년층은 카나리아처럼 기술 변화의 악영향을 먼저 겪을 수 있다.
청년 위기를 극복하려면 무엇이든 도전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또 수 많은 청년 정책을 제대로 알리는 것도 중요하다. 구직자와 재직자의 AI 역량 확대, 산업별 AI 영향 분석과 모니터링, AI 맞춤형 직업훈련 등 여러 정책이 이미 있다. 장관인 나도 다 못 외울 정도로 청년 정책이 많다. 젊은층이 사회적으로 가치있는 일에 도전하도록 지원해야 한다."
-비정규직이나 하청노동자의 삶도 불안해질 것 같은데.
"사회학자 울리히 벡은 위험사회 이론을 이야기했다. 위험은 절대 공정하게 오지 않는다. 늘 제일 낮은 곳부터 타격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정치를 시작하면서부터 '억강부약, 대동세상'(강한 사람의 횡포를 막고 약자를 도와 모두가 평등하게 사는 세상)을 말해왔다. 노동부의 대책도 더 아래로 내려가야 한다. 물은 아래에서 위로 차오르는 법이다. AI 대책도 청년층, 불안정 노동자를 우선순위에 두고 짜야 한다는 명확한 원칙이 있다.
무엇보다 눈앞에 위기가 터지기 전 선제적 논의가 필요하다. 우리는 늘 문제가 생기면 대응한다. 임금체불이 터지고 난 뒤 그제야 어떻게 해결할지 고민하고, 고용위기 지역이 되면 어떤 지원을 해줄 건가를 말한다. 바둑으로 치면 전부 후수 잡고 가는 셈이다.
부처 간 협력도 중요하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산업 대전환을 논의할 때 노동부와 산업부가 함께하자고 했다. 이게 독일에서 말하는 산업 4.0이다. 6월에는 (AI 대책을 포함한) '노동 있는 산업대전환'을 주제로 범정부 대책을 내놓을 계획이다."
-노동 있는 산업대전환의 뼈대를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큰 틀에서 '사람을 위한 AI'와 '모두의 AI'로 구분할 수 있다. AI와 로봇은 결국 사람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기술이다. 기술 발전의 속도를 늦추는 것이 아니라 기술이 사람 중심의 원칙 속에서 활용돼야 한다.
AI 발전속도가 워낙 빠르다보니 비관과 낙관이 교차한다. 정부는 여러 위기에 대해 맞춤형 지원책을 준비하고 있다. 생애주기별 맞춤형 AI 역량을 강화하고 기업의 직무전환 지원, 맞춤형 고용서비스를 제공하려 한다. 이세돌은 알파고와 대결 이후 '이세돌이 진 거지 인류의 패배는 아니다'라고 했다. 이러한 낙관을 만드는 게 우리의 역할이다."
-로봇세 도입에 대해선 어떻게 평가하나.
"AI를 통해서 얻는 생산성 증대와 이익은 다시 사회로 환류돼야 한다. 이것은 로봇세나 디지털세 도입, 기본사회 같은 논의로 확장될 수도 있다.
경제철학자 칼 폴라니가 이중운동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한 것처럼 시장이 확장될수록 사회는 스스로를 보호하려고 한다. AI라는 기술 혁신과 노동시간 단축, 조세 제도 변화라고 하는 사회 혁신이 함께 가야 인간이 소외받지 않는다. '소득이 있는 곳에는 과세가 있어야 한다'라는 기본 원칙이 중요하다.
AI로 인한 과실이 특정 자본에만 집중되고 사회 전체로 충분히 돌아오지 않는다면 사회 갈등이 커질 수 있다. AI와 데이터로 만들어진 새로운 부가가치를 사회 전체와 어떻게 공유할 것인가는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과제다."
"위기 극복, 사회적 대화 말고는 답이 없다"
12일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서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본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윤기훈 인턴기자
-현대차 노동자들은 노사뿐만 아니라 지방정부, 중앙정부, 지역사회가 함께 AI 대책을 논의해야 한다고 말한다.
"지금의 위기는 복합적이고 중층적이다. 이런 위기를 해결할 방법은 사회적 대화 말고는 없다. 노사 합의만으로는 문제 해결이 안 된다. 정부 지원이나 제도 변화가 뒤따라야 하고, 지역사회 일자리와 상권 소멸도 논의해야 한다. 대통령이 '거대한 수레를 피할 수 없다'라고 말한 것은 어차피 세상은 바뀌니 가만히 있으라는 얘기가 아니다. 여러 위험을 감수하면서 사회적 대화의 물꼬를 튼 것이다. 툭 터놓고 대화하자는 제안이다.
지금까지 사회적 대화가 잘 안 된 것은 정부가 하고 싶은 정책을 처리할 때 사회적 대화를 이용했기 때문이다. 정부가 일방적으로 하기는 힘들고 국회 설득도 쉽지 않으니 사회적 대화를 명분으로 쓴 것이다. 사회적 대화는 정부 정책을 관철시키기 위한 수단이 아니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를 중심으로 노사정이 머리를 맞대야 한다. (민주노총이 경사노위에 참여하지 않고 있지만) 형식에 억눌려 출발을 늦추기에는 우리 앞에 닥친 변화가 너무 빠르다."
-장관 후보자 시절 'AI를 통해 임금 삭감 없는 주4.5일제 도입이 가능하다'고 말했는데.
"여전히 같은 생각이다. AI 대책의 대원칙은 사람이 수단이 돼서는 안 된다는 거다. 기계가 사람의 조력자가 돼야지 반대로 사람이 기계의 조력자가 될 수는 없다. 무엇보다 AI 위기 앞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아야 한다. AI를 이용한 노동 시간 단축이 하나의 사례다.
노동시간 단축의 지향점은 세 가지다. 첫 번째 지향점은 노동자 건강권이다. 살려고 일하는 거지 일하려고 사는 건 아니다. 두 번째 지향점은 임금 문제다. 법정 노동시간을 단축시키면 실질임금을 상승시키는 효과가 나타난다. 세 번째 지향점은 일자리 나누기다. 고용 없는 성장 속에서 생산력이 올라가면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나누기 말고는 방법이 없다. AI를 제대로 활용하면 노동시간 단축과 일자리 나누기의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본다."
그림자 전쟁 : AI의 직업 침탈기
① 울산 할매와 로봇
• "로보트가 밥을 먹나, 월세를 내나. 울산은 끝인 기라"(www.hankookilbo.com/news/article/A2026030816340004040)
• "킹산직? 끝났어요… 주식이 답이죠" 현대차 MZ들의 '각자도생'(www.hankookilbo.com/news/article/A2026030816360000717)
② 깡통 AI의 탄생
• "해고했으면 큰일 날 뻔" '띨띨한' AI 믿었던 어느 기업의 고백(www.hankookilbo.com/news/article/A2026030813440001163)
③ 누가 살아남을 것인가
• "그거 제 업무 아닌데요" 했다간 짐 싼다… AI가 부른 자발적 과로의 시대(www.hankookilbo.com/news/article/A2026031113240001803)
④ 공생의 조건
• 경사노위 위원장 "'AI와 노동의 상생' 의제 공론화…지역 사회적 대화 지원단 띄운다"(www.hankookilbo.com/news/article/A2026031616040004280)
인터뷰=유대근 사회정책부장, 정리=송주용 기자
인공지능(AI) 알파고가 바둑 최고수 이세돌을 꺾으며 특이점이 도래했음을 알린지 10년. AI는 이제 바둑판을 넘어 인간의 삶 곳곳에 깊이 침투했습니다. 사람을 빼닮은 로봇이 육체 노동을 대신하고 AI 비서가 의사결정을 돕는 시대. 모든 직업군에서 인간과 기계의 전쟁 같은 생존 경쟁이 불붙었습니다. 한국일보는 기획 연재 <그림자 전쟁 : AI의 직업 침탈기>를 시작합니다. AI가 회사에 조용히 침투해 노동자들을 문 밖으로 밀어내는 현실을 현장 깊이 들어가 취재했습니다. 또 알고리즘에 밀려나지 않기 위한 노동자의 분투, AI와 인간이 공생하기 위한 해법 등을 현장 깊이 들어가 오션파라다이스릴게임 취재했습니다. 기술의 진보가 재앙이 아닌 축복이 될 수 있는 요건을 함께 찾아봅니다.
12일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서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본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윤기훈 인턴기자
오션파라다이스사이트 "현대차의 휴머노이드(인간 형태) 로봇 아틀라스가 아반떼, 산타페는 찍어낼 수 있겠죠. 하지만 로봇이 그 차를 구매해서 타고 다닐 수는 없을 겁니다. 노동자는 공장 밖으로 나오면 소비자이고 납세자입니다. 이들을 보호하지 않으면 기업도, 국가도 경쟁력을 잃게 됩니다."
12일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서 한국일보와 만난 김영훈 고용 야마토통기계 노동부 장관은 단호했다.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노동 시스템의 지각변동이 눈앞에 다가온 시점. 그는 노동자가 아무 대책 없이 내쫓기면 개인의 삶은 물론 지역경제와 기업 이윤, 국가 경쟁력까지 모두 추락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청년, 비정규직 노동자 등 사회적 약자가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소비력이 생산력을 따라오지 못해 경제공황이 시 릴게임몰 작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정부는 맞춤형 AI위기 대응 정책을 준비하고 있다. 생애주기나 노동자 개인 상황을 고려해 지원 전략을 짜겠다는 뜻이다. 또 낙관적인 관점도 내비쳤다. AI를 노동자의 조력자로 만들고 AI로부터 발생한 이익을 사회로 환원한다면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AI가 임금 삭감 없는 주4 릴게임오션파라다이스 .5일제 시대를 열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도 내놨다. 다음은 김 장관과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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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틀라스 도입 문제는 현대차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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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약자 우선순위에 두고 맞춤형 지원책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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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는 사회적 약자부터 때린다는 말이 있다. 특히 청년들이 받을 충격이 커 보이는데.
"청년들의 위기는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저성장 국면에서 일자리를 얻지 못하고 있다. 국제노동기구는 경제성장률이 최소 3%를 유지해야 기존 일자리를 지킬 수 있다고 하는데 지금 우리는 1~2%대 저성장을 하고 있다. 기존 일자리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말이다. 여기에 기업들이 신규 채용을 줄이고 경력 채용을 선호한다. 안 그래도 일자리 얻기가 어려운데 AI 충격까지 덮친 셈이다. 청년들이 선호하는 회계사, 변호사 같은 전문직까지 취업이 막혀버리지 않았나.
스탠퍼드대학 디지털경제연구소에서 발표한 '탄광의 카나리아'라는 미국 급여처리 데이터 분석 연구가 있다. 생성형 AI 도입 이후 AI 노출도가 높은 직군에서 22~25세 초기경력 노동자의 고용이 약 13% 감소했다. 과거 탄광에서 광부들은 유독가스를 감지하기 위해 작은 새인 카나리아를 데리고 갔다. AI 시대에 청년층은 카나리아처럼 기술 변화의 악영향을 먼저 겪을 수 있다.
청년 위기를 극복하려면 무엇이든 도전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또 수 많은 청년 정책을 제대로 알리는 것도 중요하다. 구직자와 재직자의 AI 역량 확대, 산업별 AI 영향 분석과 모니터링, AI 맞춤형 직업훈련 등 여러 정책이 이미 있다. 장관인 나도 다 못 외울 정도로 청년 정책이 많다. 젊은층이 사회적으로 가치있는 일에 도전하도록 지원해야 한다."
-비정규직이나 하청노동자의 삶도 불안해질 것 같은데.
"사회학자 울리히 벡은 위험사회 이론을 이야기했다. 위험은 절대 공정하게 오지 않는다. 늘 제일 낮은 곳부터 타격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정치를 시작하면서부터 '억강부약, 대동세상'(강한 사람의 횡포를 막고 약자를 도와 모두가 평등하게 사는 세상)을 말해왔다. 노동부의 대책도 더 아래로 내려가야 한다. 물은 아래에서 위로 차오르는 법이다. AI 대책도 청년층, 불안정 노동자를 우선순위에 두고 짜야 한다는 명확한 원칙이 있다.
무엇보다 눈앞에 위기가 터지기 전 선제적 논의가 필요하다. 우리는 늘 문제가 생기면 대응한다. 임금체불이 터지고 난 뒤 그제야 어떻게 해결할지 고민하고, 고용위기 지역이 되면 어떤 지원을 해줄 건가를 말한다. 바둑으로 치면 전부 후수 잡고 가는 셈이다.
부처 간 협력도 중요하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산업 대전환을 논의할 때 노동부와 산업부가 함께하자고 했다. 이게 독일에서 말하는 산업 4.0이다. 6월에는 (AI 대책을 포함한) '노동 있는 산업대전환'을 주제로 범정부 대책을 내놓을 계획이다."
-노동 있는 산업대전환의 뼈대를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큰 틀에서 '사람을 위한 AI'와 '모두의 AI'로 구분할 수 있다. AI와 로봇은 결국 사람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기술이다. 기술 발전의 속도를 늦추는 것이 아니라 기술이 사람 중심의 원칙 속에서 활용돼야 한다.
AI 발전속도가 워낙 빠르다보니 비관과 낙관이 교차한다. 정부는 여러 위기에 대해 맞춤형 지원책을 준비하고 있다. 생애주기별 맞춤형 AI 역량을 강화하고 기업의 직무전환 지원, 맞춤형 고용서비스를 제공하려 한다. 이세돌은 알파고와 대결 이후 '이세돌이 진 거지 인류의 패배는 아니다'라고 했다. 이러한 낙관을 만드는 게 우리의 역할이다."
-로봇세 도입에 대해선 어떻게 평가하나.
"AI를 통해서 얻는 생산성 증대와 이익은 다시 사회로 환류돼야 한다. 이것은 로봇세나 디지털세 도입, 기본사회 같은 논의로 확장될 수도 있다.
경제철학자 칼 폴라니가 이중운동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한 것처럼 시장이 확장될수록 사회는 스스로를 보호하려고 한다. AI라는 기술 혁신과 노동시간 단축, 조세 제도 변화라고 하는 사회 혁신이 함께 가야 인간이 소외받지 않는다. '소득이 있는 곳에는 과세가 있어야 한다'라는 기본 원칙이 중요하다.
AI로 인한 과실이 특정 자본에만 집중되고 사회 전체로 충분히 돌아오지 않는다면 사회 갈등이 커질 수 있다. AI와 데이터로 만들어진 새로운 부가가치를 사회 전체와 어떻게 공유할 것인가는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과제다."
"위기 극복, 사회적 대화 말고는 답이 없다"
12일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서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본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윤기훈 인턴기자
-현대차 노동자들은 노사뿐만 아니라 지방정부, 중앙정부, 지역사회가 함께 AI 대책을 논의해야 한다고 말한다.
"지금의 위기는 복합적이고 중층적이다. 이런 위기를 해결할 방법은 사회적 대화 말고는 없다. 노사 합의만으로는 문제 해결이 안 된다. 정부 지원이나 제도 변화가 뒤따라야 하고, 지역사회 일자리와 상권 소멸도 논의해야 한다. 대통령이 '거대한 수레를 피할 수 없다'라고 말한 것은 어차피 세상은 바뀌니 가만히 있으라는 얘기가 아니다. 여러 위험을 감수하면서 사회적 대화의 물꼬를 튼 것이다. 툭 터놓고 대화하자는 제안이다.
지금까지 사회적 대화가 잘 안 된 것은 정부가 하고 싶은 정책을 처리할 때 사회적 대화를 이용했기 때문이다. 정부가 일방적으로 하기는 힘들고 국회 설득도 쉽지 않으니 사회적 대화를 명분으로 쓴 것이다. 사회적 대화는 정부 정책을 관철시키기 위한 수단이 아니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를 중심으로 노사정이 머리를 맞대야 한다. (민주노총이 경사노위에 참여하지 않고 있지만) 형식에 억눌려 출발을 늦추기에는 우리 앞에 닥친 변화가 너무 빠르다."
-장관 후보자 시절 'AI를 통해 임금 삭감 없는 주4.5일제 도입이 가능하다'고 말했는데.
"여전히 같은 생각이다. AI 대책의 대원칙은 사람이 수단이 돼서는 안 된다는 거다. 기계가 사람의 조력자가 돼야지 반대로 사람이 기계의 조력자가 될 수는 없다. 무엇보다 AI 위기 앞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아야 한다. AI를 이용한 노동 시간 단축이 하나의 사례다.
노동시간 단축의 지향점은 세 가지다. 첫 번째 지향점은 노동자 건강권이다. 살려고 일하는 거지 일하려고 사는 건 아니다. 두 번째 지향점은 임금 문제다. 법정 노동시간을 단축시키면 실질임금을 상승시키는 효과가 나타난다. 세 번째 지향점은 일자리 나누기다. 고용 없는 성장 속에서 생산력이 올라가면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나누기 말고는 방법이 없다. AI를 제대로 활용하면 노동시간 단축과 일자리 나누기의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본다."
그림자 전쟁 : AI의 직업 침탈기
① 울산 할매와 로봇
• "로보트가 밥을 먹나, 월세를 내나. 울산은 끝인 기라"(www.hankookilbo.com/news/article/A2026030816340004040)
• "킹산직? 끝났어요… 주식이 답이죠" 현대차 MZ들의 '각자도생'(www.hankookilbo.com/news/article/A2026030816360000717)
② 깡통 AI의 탄생
• "해고했으면 큰일 날 뻔" '띨띨한' AI 믿었던 어느 기업의 고백(www.hankookilbo.com/news/article/A2026030813440001163)
③ 누가 살아남을 것인가
• "그거 제 업무 아닌데요" 했다간 짐 싼다… AI가 부른 자발적 과로의 시대(www.hankookilbo.com/news/article/A2026031113240001803)
④ 공생의 조건
• 경사노위 위원장 "'AI와 노동의 상생' 의제 공론화…지역 사회적 대화 지원단 띄운다"(www.hankookilbo.com/news/article/A2026031616040004280)
인터뷰=유대근 사회정책부장, 정리=송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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