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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 천국 호주에서 여행 1번지는 어디일까. 호주를 여행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시드니로 가고, 시드니 여행자의 대부분은 블루마운틴국립공원을 방문한다. 시드니에서 불과 80km 떨어져 있고, 가벼운 산책으로 주요 명소를 돌아볼 수 있어 매년 500만 명 이상의 탐방객으로 붐비는 산이다.
블루마운틴은 '파란색 산'이라는 뜻이다. 이 산의 숲에서 85%한국전력분석
면적을 차지하고 있는, 91종의 유칼립투스Eucalyptus 나무에서 휘발되는 수분이 공기 중에서 파란빛을 반사시켜 산이 푸르게 보인다. 블루마운틴국립공원의 면적은 2,679㎢로 지리산의 5배가 넘고, 최고봉은 해발 1,215m의 웨롱Werong산이다.
일반적인 산은 솟아오른 모습인데 이곳은 평편하게 내려앉은 고원 모습이다. 그래서 우TIGER 농산물 선물 주식
리는 산을 그릴 때 삼각형을 그리고 녹색을 칠하지만, 이곳 사람들은 수평선을 그리고 파란색을 칠한다고 한다. 이 장대한 고원은 3억 년 전에 모래가 퇴적되어 쌓인 사암층이 5,000만 년 전에 외부의 압력으로 솟아올라, 이후 빗물이 떨어지고 강물이 흐르며 땅을 무너뜨려 드넓은 구릉을 이룬 것이다. 땅이 더 무너져 내리고, 협곡이 더 깊어지면 미국의 그랜드캐채권
니언처럼 황량하고 야성적인 풍경으로 변할 것이다. 그래서 이곳을 호주의 그랜드캐니언이라 부른다.
멸종위기에 처한 코알라



2 유칼립투스 나무와 코알라 블루마운틴 숲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높이 10~50m의 유칼립투스나무. 코알라는 유칼립투스 나뭇잎만 먹는다.올스톡
또 하루 20시간을 잔다. 항간에는 유칼립투스 잎에 알코올이 있어 그렇다는 말이 돌기도 했다. 서구에선 '취한 코알라Drunken Koala', 한국에선 '꽐라'란 말이 이에서 비롯됐다. 물론 낭설이다. 그냥 에너지를 비축하기 위한 행동 전략이다. 유칼립투스 잎은 질기고, 영양이 많이 없는데다 독성도 있어 소화하는 데 에너지가 많이 소비된다. 코알라는 행파칭코슬롯
동이 느려 불에 잘 타는 유칼립투스 나무에 불이 나면 대부분 불에 타 죽는다. 사진 서현우 기자


블루마운틴국립공원과 주변에는 다른 대륙에는 없는 캥거루와 코알라, 그리고 개의 일종인 딩고 등 약 400종의 야생동물이 서식하고 있다. 새끼를 너무 작게 낳아 배에 붙은 주머니에서 보살피는 캥거루와 새끼를 업고 다니는 귀여운 모습의 코알라는 호주 동물의 상징이다. 본래 원주민들이 이 지역을 부르던 이름은 굴루마다Colomatta, '코알라의 땅'이라는 뜻이다. 이 지역 숲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유칼립투스 나무에서 코알라가 살고 있어서 그렇게 불렀다.



원주민 손자국 500~1,600년 전의 원주민이 '레드 핸즈 동굴 Red Hands Cave'의 암벽에 찍은 스텐실stencil 작품. 동굴까지 탐방로 접근이 가능하다. 사진 서현우 기자


그러나 오늘의 유칼립투스 숲은 지구온난화와 산불, 농경지 개발 등으로 점점 사라지고 있어 코알라는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될 만큼 개체수가 크게 감소하고 있다. 2019년에 호주 남동부에 6개월간 발생한 산불로 코알라 8,000마리가 죽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제 이들의 피난처는 국립공원뿐이다.
블루마운틴 주변에는 7개의 국립공원이 붙어 있어 이들을 합친 총 1만326㎢의 면적이 '그레이터 블루마운틴 에리어Greater Blue Mountains Area'라는 이름으로 세계유산에 등재되어 있다. 우리나라의 10%에 해당하는 면적이다. 그렇게 드넓은 면적에서 인간이 드나들 수 있는 곳은 가장자리의 일부로 전체 공원의 1% 미만이다. 광활한 숲의 안쪽은 수많은 생명들과 경이로운 자연현상이 끊임없이 진화하는 비밀의 세계다.
보자마자 가슴이 뻥 뚫리는 메아리 전망대
블루마운틴국립공원의 제1경인 '에코포인트 전망대Echo Point Outlook' 앞에 선다. 우선 눈앞에 들어오는 것은 '세자매봉Three Sister's Peak'이다. 커다란 바위산에 빗물이 떨어져 수천 년 동안 갈라지고 쪼개져 만들어진 세 개의 봉우리다. 일몰 때 황금빛으로 반짝이는 모습은 환상적이다.
그 뒤로, 옆으로 파도처럼 일렁이는 구릉 위에 광대하게 펼쳐진 숲의 바다를 바라본다. 보자마자 가슴이 뻥 뚫리는 재미슨Jamison계곡이다. 이렇게 드넓은 풍경이 시야에 가득 들어선 적이 있던가, 아무리 사진을 넓게 찍어도 현장의 웅장하고 광대한 분위기를 10%도 담을 수 없다. 주변이 아무리 소란스러워도 아득한 광야는 고요하고 적막하다. 그래서 이곳이 에코echo포인트인가, "야호~" 외쳐서 메아리를 불러볼 만한 장소다.



숲의 바다 재미슨Jamison 계곡 가운데 계곡을 중심으로 광활한 숲의 바다가 펼쳐져 있다. 본래는 앞의 바위봉우리와 뒤편의 낭떠러지와 같은 높이였다가, 오랜 세월 동안 빗물에 의해 깎여나가고 무너져 내려 현재의 '낮은' 고원이 되었다. 사진 다케시


이 국립공원의 수많은 전망대는 각각 다른 각도에서 세자매봉과 광활한 숲을 바라다보는 조망점이다. 일출과 일몰 때 산평선山水平 끝이 붉게 물드는 장면은 산과 하늘이 정말 불타는 듯한 압도적인 경관이다. 시선의 끝인 산맥 너머는 호주의 내륙으로, 그곳은 대부분 광활한 사막과 험한 황무지로 사람이 살기 어렵다. 이런 오지를 아웃백Outback이라고 부른다. 스테이크 체인점 '아웃백'은 호주의 아웃백을 소재로 만든 브랜드다.
목숨 걸고 인생샷을 찍는 링컨바위
블루마운틴국립공원에서 두 번째 핫플레이스는 세자매봉에서 차량으로 15분 거리에 있는 링컨바위Lincoln's Rock다. 미국의 링컨이 아니라 호주의 저명한 산악인 이름이다. 한국의 젊은이들에게는 '제니 포토존'으로 알려져 있다. 걸그룹 블랙핑크의 제니가 이곳에서 사진을 찍어 유명해진 장소다.



링컨스 락Lincoln's Rock 아찔한 바위 끄트머리에서 인생샷을 찍는 곳. 가슴 조이며 내려다보는 재미슨계곡의 광활한 숲은, 마치 새가 되어 내려다보는 조감도 풍경이다. 킹스 테이블랜드King's Tableland 라고도 한다. 사진 서현우 기자


이 지점은 드넓은 재미슨계곡을 조망할 수 있는 높은 절벽 끝에 하얀 암반이 덮여 있는 곳이다. 그 끝에 앉아서 허공에 다리를 내리면 '구름 위에 앉아 있는 듯한' 인생샷이 나온다. 아찔하지만 일종의 착시효과로 바위 끝 아래 너럭바위가 있어 추락해도 큰 부상의 위험은 없다. 이곳에는 늘 인생샷을 찍기 위해 긴 줄이 선다.
사고는 없었을까? 의외로 안전시설이 없는 곳에서는 사고 발생률이 적다. 설악산 권금성 절벽이 그렇다. 그만큼 스스로 주의하거나 아예 접근하지 않기 때문이다. 어쨌든 매우 위험한 장소이니, 사진에는 나오지 않는 투명 로프로 허리를 묶고 촬영하는 방법은 어떨까. 물론 로프 이용료를 받고.
블루마운틴의 핵심을 재빨리 둘러보는 4가지 교통수단
짧은 시간에 블루마운틴국립공원의 이모저모를 맛보려면 <시닉 월드Scenic World>에서 운영하는 4가지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게 좋다. 크게 힘들이지 않고 주요 명소들을 재빨리 돌아볼 수 있다.
① 스카이웨이Skyway
아찔한 고도의 케이블카를 타고, 통유리와 유리바닥을 통해 세자매봉과 재미슨계곡, 카툼바폭포를 내려다보기. 그리고 종점에서 절벽 가장자리로 탐방로 걷기.



다양한 탐방로 (왼쪽) 세자매봉 바닥까지 내려가 되돌아오거나 다른 탐방로로 연결된다. (오른쪽) 절벽 끝을 도는 내셔널 패스National Pass. (아래) 공룡시대처럼 거대한 고사리류가 울창한 정글 탐방로 부시워크bush walk.


② 레일웨이Railway
놀이기구를 타듯 90도 각도로 느껴지는 경사지에서 90초의 스릴을 즐기는 탄광기차를 타고 내려가기. 그리고 예전에 죄수들이 100km의 굴을 팠다는 광산 둘러보기.
③ 워크웨이Walkway
숲 바닥에서 공룡시대 분위기가 나는 원시림을 감상하며 2.4km의 데크길 걷기.
④ 케이블웨이Cableway
계곡 밑에서 언덕 정상까지 절벽을 순식간에 오르내리며 경치를 즐기는 케이블웨이 타기.
시닉 월드 이용권은 5만5,000원으로, 자기가 원하는 코스에 맞게 4가지 교통수단을 자유롭게 이용하면 된다.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지만 대기시간이 길어 여러 번 이용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시닉 월드 (왼쪽) 지상 270m 높이에서 720m를 지나며 세자매봉과 광활한 숲을 구경하는 케이블카. (오른쪽) 예전에 광부를 실어 나르던, 세계에서 가장 가파른 52도 경사의 레일웨이.


유칼립투스 향기 가득한 숲에서 부시워킹!
블루마운틴국립공원에는 초급부터 장거리 트레일까지 다양한 난이도의 탐방로가 140km 조성되어 있다. 특이하게도 대부분의 탐방로는 옆으로 걷거나 밑으로 내려서며 출발한다. 협곡 지형이기 때문에 그렇다.
그러니 등산로가 아닌 하산로다. 한참 내려서면 물소리와 새소리가 가득한 밀림이다. 이런 우거진 숲속을 걷는 것을 부시워킹bush walking이라고 하는데, 좁은 길에 수풀이 우거져 긴 바지를 입고 가는 것이 좋다. 숲 그늘 밑에 가득한 습기로 공기는 축축하다. 숲에서는 싱그러운 향이 나는데, 그것은 유칼립투스 나뭇잎이 내는 향기다. 향수와 화장품, 약과 차의 재료로 쓰인다.
블루마운틴국립공원에는 산악자전거, 계곡 수영, 계곡 급류타기, 암벽등반, 폭포하강abseiling, 반딧불이 관찰, 동굴탐사, 원주민 문화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다. 일몰 후에 수많은 보석을 뿌린 듯한 별빛과 은하수를 감상하는 프로그램도 인기다. 별빛을 보려고 시드니에서 오후에 출발하는 투어 프로그램이 있을 정도다. 별이 총총할 때 스마트폰을 삼각대에 고정시키고 야간모드로 10~30초 노출시키면 멋진 사진이 나온다.



폭포 하강하기 폭포 절벽을 타고 내려오는 압세일링abseiling. 안전장비를 충분히 갖추고 하강한다. 호주 국립공원은 익스트림 스포츠의 천국이다. 단 안전사고는 자기 책임이다. 사진 앳킨스





일몰 후 별빛과 은하수를 감상하는 프로그램도 인기다.사진 서현우 기자


블루마운틴국립공원 탐방은 시드니에서 시작한다. 시드니 중심가에서 공원 입구인 카툼바까지는 승용차로 1시간 30분, 기차로 2시간 걸린다. 시드니에서 출발하는 패키지여행은 보통 새벽 6시에 출발해서 오후 5시쯤 시드니에 돌아오는 일정이다. 가격은 프로그램에 따라 1인당 10만~20만 원 정도. 패키지 투어는 대부분 코알라와 캥거루를 가까이 볼 수 있고, 만져볼 수도 있는 패더데일동물원을 경유한다. 기차로 간 여행자들은 카툼바역 앞에서 686번 버스를 타고, 또는 30분쯤 슬슬 걸어서 에코포인트 전망대에 도착해 일정을 시작한다. 20군데 이상의 명소에서 자유롭게 타고 내리는 익스플로러 관광버스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익스플로러 버스 블루마운틴 곳곳의 명소에서 자유롭게 타고 내리는 버스. 이용료 5만2,000원. 사진의 큰 나무들은 유칼립투스.


카툼바역 주변에는 실시간 정보를 알려주고 투어 예약을 해주는 관광센터와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소개하는 문화센터가 있으며, 로컬 특유의 식당과 기념품점, 게스트하우스가 많다. 공원 안쪽에 있는 로라마을도 인기 있는 관광마을이다. 이름난 맛집과 아이스크림 가게, 예쁜 건물들이 많다.
오스트레일리아의 한글 표기인 호주濠州는 '드넓은 땅'이라는 뜻이다. 호주는 러시아를 제외한 유럽의 크기와 비슷하다. 그런 곳에 인구는 2,700만 명뿐이고, 대부분 해안도시에 산다. 따라서 국토의 어디를 가나 국립공원급 풍경과 야생의 세계가 펼쳐져 있다. 호주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745개의 국립공원을 지정한 국가다. '국립공원'이란 브랜드가 없으면 여행지로서 경쟁력이 없을 정도다. 그중에서도 가장 많은 탐방객이 찾는 국립공원이 블루마운틴이다.



모두가 이용하는 산책로 프린스 헨리 클리프Prince Henry Cliff 탐방로. 절벽의 가장자리를 따라 여러 명소를 감상하는 6.8km의 산책길. 장애자와 노약자를 배려한 평탄한 길을 내기 위해 길을 지그재그로 구부렸다.


아름다운 자연과 놀라운 경관, 희귀한 야생의 생물들, 인류의 문화 흔적과 신화적 장소들이 공원의 구석구석에 꽉 들어차 있다. 호주의 제1도시 시드니에서 접근하기 쉽고, 경이로운 대자연 속에서 다양한 여가활동을 즐길 수 있으며, 곳곳의 옛 마을에 유명한 맛집과 카페, 독특한 기념품점이 많아서 여행자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여행 1번지! 블루마운틴국립공원이다.
월간산 10월호 기사입니다.